1분 시공 청소년 문학
최이랑 지음 / 시공사 / 2017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그럴 줄 알았다면 그날, 나는 그곳에 가지 않았을 거야.

그럴 줄 알았다면 써버는 그날, 그곳으로 우리를 부르지 않았겠지.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날, 거기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

우리에게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 따위는 애초에 없으니까!  (5쪽)

1분」 시작부터 의미심장한 말이 등장한다. 그럴 줄 알았다면...그럴 줄 알았다면... 뭔가 안타까움이 가득 묻어나는 문장이었다. 유수, 서연, 보미, 소혜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생인 지금까지도 늘 함께였다. 늘함께이면서 같은 아이돌을 좋아하던 넷은 한달 후 자신들이 좋아하는 써버 콘서트 소식을 듣게된다. 팬클럽 회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의 입장료까지 저렴한 콘.서.트!!! 네 소녀의 흥분감이 책 밖으로 전해지는 듯 했다.

 

콘서트 당일 아빠의 생일 모임으로 인해 오지 못하는 소혜를 제외한 셋은 콘서트가 열리는 서진타운 공연장을 향한다. 줄을 서기전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3층으로 올라간 셋은 평보소와는 달리 실내가 좀 덥다는 생각을 한다. 이후 이상한 징조가 하나씩 나타난다. 심하게 흔들리는 샹들리에, 잠궈지지 않는 수도꼭지, 반만 열리는 자동문... 서진타운에 문제가 있다며, 이곳을 빠져나가라는 글도 보이지만 셋에겐 그저 써버의 공연만이 머릿속에 가득할 뿐이었다.

 

드디어 입장이 시작되고 육상선수처럼 달려간 셋은 원하는 자리를 얻게 된다. 그런데 그때 배아픔을 호소하던 유수는 자리를 포기하고 화장실을 향하고, 놓친 자리를 아쉬워 하며 화장실을 향하던 중 벼락같은 소음과 함께 사람들에 쓸려 바깥으로 밀려난다. 마치 바람에 날리듯 그렇게 바깥으로 날아간 유수는 큰 부상없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한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모티브로한 책이라고 한다. 나또한 어린시절 당시 믿을 수 없는 상황들을 뉴스를 통해 접했다. 그 큰 건물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어린 나이였지만 무서웠다. 하지만 난 당사자가 아니었기에 누구보다 빨리 그 일들을 잊을 수 있었다. 이후로도 끊임없는 사건 사고가 일어났다. 하지만 내일이 아니라며 별 감흥없이 흘려보냈다. 하지만, 내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후 일어난 세월호 침몰은 흘려보낼 수 없었다. 내 아이도 당시 수학여행을 준비중이었기에 더욱 가슴이 아팠다. 그 누구도 그렇게 큰 배가 그렇게 빨리 가라앉을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었다. 당연히 있어야 할 평형수가 없을거라곤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치 작은 배가 가라앉듯 너무 빨리 가라앉아버렸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의 죄라면 어른의 말을 너무 잘 들었다는 것 뿐...

 

이 책을 읽으며 자꾸 눈물이 났다. 살아남은 유수가 불안했고, 잔인하게 죽은 서연이 불쌍했다. 꿈이 꺽여버린 보미가 안타까웠으며, 홀로 멀쩡했던 소혜가 안스러웠다. 어린 나이에 큰 일을 겪은 유수의 불안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했으며, 유수를 바라보는 엄마가 된듯 끊임없이 눈물이 흘렀다. 으스러진 팔과 다리를 보며 아무렇지 않은듯 이야기를 하지만 가슴속에 머릿속에 남아있을 응어리가 보이는듯 해 속이 상했다. 그런 친구들을 멀쩡한 몸으로 바라봐야 할 소혜의 마음 또한 다독여주고싶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세 소녀는 생각보다 무척이나 강했다. 서로에게 의지하며 서로를 다독이며 이겨내는 모습들이 무척이나 대견했으며, 힘들지만 한발 한발 내딛는 모습이 너무 예뻐보였다. 먼저 간 친구를 가슴속에 간직하며 친구의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하는 모습을 보며 기특했다.

 

다시는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해 어린 학생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기를 기도하며... 누구든 읽어보라 권해주고싶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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