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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몫
파리누쉬 사니이 지음, 허지은 옮김 / 북레시피 / 2017년 8월
평점 :
이란 정부에 의해 두번이나 판매금지 조치를 당했으나
이란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된
감동의 소설
「나의 몫」 이토록 헌신만 하며
살아가야 하는 삶이 있을까 싶어 수 없이 가슴을 치며 읽어야 했던 책이었다. 1979년 팔라비 왕조가 붕괴되고 호메이니 정권이 집권하게되는
대변화의 시기를 살았던 마수메라는 인물을 보며 우리나라의 어머니들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살았던 삶 또한 여자이기
때문에 누리지 못했던 것들이 많았고 여자이기 때문에 억압당하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마수메의 삶은 그보다 더한 삶이었으며, 책 한권의 분량이
부족하다 느껴질 못다한 말들이 더 많을거라 생각됐다.
종교적 성향이 강한 한 가정의 차녀로 태어난 마수메는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여자아이였다. 하지만 그 생각을 말로 표현 할 수 없을만큼
억압된 가정에서 자랐고 오빠들로부터 끊임없는 감시와 냉대와 학대를 받아야 했다. 아들보다 잘난(?) 딸의 모습이 그저 못마땅한 엄마, 자신보다
잘난 여동생을 인정할 수 없는 오빠들로부터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당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학교를 다녔고, 아버지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바른 생활을 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생각되로 되는게 아니기에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고 그 행동은 오빠들로부터 아버지로부터
바르지 못한 행동이라며 억압당했다. 그리고 원치않는 결혼을 해야했다.
다행히 마수메의 남편인 하미드는 개방적인 사람이었기에 자신의 부인인 마수메의 배우고자 하는 생각들을 지지하며 그녀가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배려했고 그녀는 학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미드는 혁명이라는 단어에 열광하는 정치적 색이 짙은 사람이었고 가족들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일에 방해가 되지 않길 바랬다. 가족보다는 혁명단체 친구들을 우선에 둔 그녀는 때론 마수메의 행동들을 이해할 수 없었으며 마수메가 둘째를
임신했다는 얘기를 들었을땐 격분했다.
아이가 둘이 되었어도 하미드의 행동은 달라진게 없었다. 오히려 마수메가 해야할 일들만 더욱 늘었을 뿐 이었다. 점점 마수메는 남편인
하미드가 없는 삶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무 오랜기간 연락이 되지 않던 하미드가 비밀경찰에 잡혀 감옥에 들어갔고 모진 고문을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 그를 빼내기 위해 노력한 시아버지 덕분인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는 석방이 됐고 전과 다른 하미드의
모습에 마수메는 하루하루 긴장하며 살았다. 다행히 마수메의 노력으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하미드는 혁명의 주인공인듯 사람들로부터 떠받들여 지기
시작했지만 다시 정권이 교체되고 하미드는 또다시 감옥에 갖히게 된다. 그런 하미드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을 해보던 어느날 하미드의 거처를
알게 되고 그를 찾아가지만 이미그는 처형당한 후였다.
그렇게 혼자가 된 마수메는 아이들이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 했다.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을 하던 중이었기에 큰 아들을
외국으로 밀입국 시켜 군대에 가지 않도록 힘을 썼지만 둘째인 마수드의 군입대를 막을 순 없었다. 군대에 간 마수드의 연락이 끊기고 그가 죽었다
판단하며 초췌한 삶을 살던 그녀에게 마수드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게되고 그녀는 막내딸 쉬린과 마수드를 기다린다.
7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을 가득 채우고도 자리가 모자라다 싶었다. 자신이 원하는걸 단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그녀의 삶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16살 풋풋한 사랑 때문에 모진 학대를 받으며 그를 잊어야 했고, 결혼후 남편의 정치적 이념 때문에 더 큰 고통을 받아야 했으며,
세 아이를 홀로 키우며 늘 궁핍한 삶을 살아야 했다. 여자이기에 직장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여자이기에 자신이 원하는 작은 것 하나 가져보지
못했으며, 아이들이 장성해 자신들의 삶을 찾은 이후에도 자식들을 위해 죽은 남편의 명예를 위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없었다. 끊임없이
희생하는 삶을 살았음에도 그 댓가는 더 큰 희생을 요구했다.
당연히 누리고 있는 자유가 마수메에게는 당연하지 않았으며,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그녀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같은 여자이기에 가슴이
아팠으며,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가 누군가에겐 허락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래도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는 생각
외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자신과 다름을 인정할 수 없었던 사람들 사이에서 숨막히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삶을 어디에서
위로받을 수 있을지... 실제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다음생이 있다면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자신의 끼를 모두 펼칠 수 있는 그런 시대에 태어나길
기도해본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