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쓴 편지
박현숙 지음, 허구 그림 / 한림출판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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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섬 마을 아도서숙에 울려 퍼지는 소년의 희망찬 소리!

 

처음으로 쓴 편지」 일본이 조선을 무너뜨리는 방법으로 말과 글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던 그시절 아도서숙 이라는 공회당에서 우리 말과 글을 몰래 가르쳤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아도서숙은 단순히 한글을 가르친 곳이 아닌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의 지역 구심체 역할을 했던 곳이었으며, 아도서숙이 위치한 무섬마을은 독립운동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런 역사적인 곳을 배경으로 쓴 이 책은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내가 읽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 책이었다. 짤막한 내용이었지만 금새 책속에 빠져들었으며 진한 감동또한 안겨주었다.

 

주인공 공표는 아버지가 억울한 죽음을 당한 충청도를 떠나 외가가 머물던 영주로 왔다. 하지만 외가식구들은 이미 세상을 떠나거나 멀리 만주로 이사해 아는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런 곳에서 공표네 외가식구의 도움을 받았다는 순지 아버지는 공표네 식구에게 방한칸을 내어주었고 공표네는 겨우겨우 입에 풀칠하며 살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제겨우 열두살인 순지가 시집을 가게되고 순지를 좋아하던 공표는 몰래 눈물을 흘린다. 어렵던 시절이라 한입이라도 덜겠다는 생각도 있었겠지만 그보단 어린 여자아이들을 잡아가던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던듯 하다. 하지만 공표는 시집을 가겠다고 한 순지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순지가 시집가고 얼마되지 않아 순지의 동생이 급하게 떡을 먹다 죽고만다. 순지를 보러 가기 위한 핑계를 만들어 대던 공표는 기회라 생각하며 어른들 몰래 순지네 집을 향하다 순지의 신랑을 만나게 되고 글을 쓰고 읽을 줄 몰랐던 공표는 자신이 순지 아버지가 편지를 쓰는걸 본 후 전하기 위해 가는 길 이라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신랑의 말을 전해들은 순지는 친정에 오게되고 신랑이 전한 편지를 공표에게 보여주며 편지를 읽어달라 말을 하고 또다시 공표는 거짓으로 편지내용을 꾸며 순지에게 전한다. 자신이 거짓말을 한것에 한동안 마음이 쓰였던 공표는 순지 어머니의 심부름을 다녀오다 우연한 기회에 공회당을 알게되고 우리나라 글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곳에서 순지 신랑을 보곤 진심을 말하지 못한다.

 

글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던 공표는 글을 배우기로 결심한 후 낮에는 농사일을 밤에는 글을 배운다. 몸이 고될만도 하지만 신문지 속 언뜻 언뜻 자신이 배운 글자들을 발견하는 재미에 푹 빠진 공표는 누구보다 열심히 글을 배운다.

 

우리가 우리글을 쓰는게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줄 듯 하다. 단순히 한글을 배우고 싶어하던 어린 공표가 한글을 배웠던 곳이 독립운동을 하던 청년들의 아지트 였으며 그들의 영향을 받아 만주를 향해 한걸음 내 딛던 그 모습이 너무도 늠름하게 느껴졌다.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늘 지나가야 했던 외나무다리를 지나는 공표의 변화되는 모습은 단순히 외나무 다리를 건너야 겠다는 용기가 생겼다는 의미보다는 점점 성장해 가는 어린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듯 하다. 아들 또래인 공표의 모습을 보며 아들녀석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아들녀석이 책을 다 읽을때쯤 물어봐야겠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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