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K] 4월이 되면 그녀는

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책의 표지를 보는것 만으로도 머릿속이 맑아지는 듯한 「4월이 되면 그녀는」 책을 만났다. 푸른 빛깔의 하늘인듯 바다인듯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공간에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듯한 남녀의 모습은 왠지모를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책의 표지를 통해 상상해본 책 속 이야기는 애틋한 남녀의 사랑이야기 였지만 내 생각과 조금은 다른 사랑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다. 책을 펼치자 마자 9년만에 쓴 여자의 편지가 등장한다. 마치 손으로 쓴듯한 옛기억을 가득 담은 정성스러운 편지속엔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듯한 마음이 담겨있는 듯 했다.

대학 3학년 후지시로와 초년생인 하루는 대학 동아리인 사진부에서 첫 만남을 갖게된다. 학업을 쫓아가기 버거워 대피한(?) 후지시로와 사진부 방에 제발로 찾아온 가냘픈 몸에 커다란 카메라를 목에 건 하루의 만남은 평범하기 그지 없었다. 이후 후배를 가르친다는 명목하에 하루와 출사를 함께 다니게 되고 어느날 서로에게 고백을 하게된다. 멀리 보이는 불꽃을 바라보며..

하지만 해가 지나고 후지시로의 곁에 있는건 하루가 아닌 수의사인 야요이 였다. 3년동안 동거를 하며 각방을 사용하지만 다음해 4월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다. 눈물을 흘리며 서로에게 고백했던 예쁜 모습들을 떠올리며 왜 현재 하루가 아닌 야요이가 곁에 있는건지 무척 궁금했다. 하지만 그런 야요이 조차 결혼 전날 파혼을 감행하게 되고 작은 오해는 그렇게 서로에게 아픈 하나의 상처를 남긴다.

9년만에 온 첫사랑의 편지로 시작된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설레기도 한다. 하지만 나와 함께할 나의 사람에게 첫사랑의 편지가 도착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곁에있는 사람의 입장에선 어떤 생각들을 하게될지 가슴 졸이기도 했다. 과연 난 이런 상황에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풋풋했던 이십여년 전 첫사랑을 떠올려 보며 잠시나마 그때의 설레임을 떠올릴 수 있었던 그런 책이었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