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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
이보람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주친 사사로운 감정의 조각들
소설과 역사책에 빠져 지내다 정말 오랜만에 예쁜 에세이를 읽었다.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 제목이 눈에 들어와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에세이의 느낌과 시집의 느낌 그리고 일기장의 느낌을 모두 갖춘 청춘들을 위한 책인듯 했다. 지금의 나 보다는 과거의 나에게 더 잘 어울리는 책인듯 해 왠지모르게 감정이 풍부해지는 듯 했다.
Day 17 / 어느 날, 훌쩍 그것이 여행이 됐든 소소하게 혼자 커피를 마시러 가든 집앞에 산책을 가든 종착점이 알 수 없는 버스를 타고 가든
어디로든요. | Day 27 / 마음에게 물을 일
많이 지쳤나요? 금방이라도 울 것 같나요? 괜찮다고 위안하며 버티고 있나요? 표현을 못한 것 같아 과거를 그리워하나요? 꿈에서라도 자유롭길 바라나요?
정말 괜찮은 건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
지금 내 심정을 그대로 적은듯한 글을 발견했다. 여행이든 산책이든 그게 어디든... 하루쯤은 나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함을 느끼던 요즘 우울감이라기보다는 자유(?)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기에 이 글을 읽으며 한참 머릿속에 수많은 여행지를 떠올려봤다. 과연 나에게 하루라는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정말 내가 뭘 하게 될까 라는 질문을 해보기도 하며 참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Day 94 우산이 없을 때 맞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기를
그런 삶을 살려고 한다. 느리더라도 주변을 세세히 둘러보고 작은 것 하나하나에 소중함을 느끼며 좋아하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삶.
소나기 같은 감정에 흔들리되 무너지지말고, 우산이 없을 때 맞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기를. | Day 103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기
향수에 집착하면 초라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를 기억하되 머물지 않아야 하고, 미래를 생각하되 현재를 잊지 않아야 한다. |
사랑과 관련된 글들이 참 많았다. 청춘에겐 가장 큰 고민이겠지만 지금의 나에겐 그보단 내 삶에대한 고민이 더욱 크다. 내가 잘 살고 있는건지 앞으로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건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뭐가 있는 지 등.. 현실적인 고민들을 해야할 나이이기에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한 청춘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이 책을 보며 순간 순간을 이렇게 예쁜 글로 기록해 둘 수 있는 그녀의 능력(?)이 무척 부러웠다. 아이들을 임신했을때도 육아일기라고는 한달을 넘기지 못했던 나로썬 그저 부럽기만 했다. 한순간 한순간의 기록들이 모여 한권의 책이 완성되고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물해줘서 감사했으며,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보다는 풋풋한 20대의 청춘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