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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난생처음 살아 보는 날
박혜란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7년 1월
평점 :
일흔이라도 괜찮아, 재밌기만 한걸
내가 칠십이 되면 뭘 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읽은 「오늘, 난생처음 살아 보는 날」 이 책은 박혜란 선생님의 책이다. 유쾌해 보이는 표지나 칠십의 나이에도 재미있다는 한문장에 끌려 읽게된 책이었는데 읽어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과 내 나이가 30대가 되던 생일날 난 펑펑 울었다. 어르신들이 본다면 20대나 30대나 젊은 처자 정도로 생각하시겠지만 애만키우다 30대를 맞이한 나로썬 속이 상했다. 20대에 해볼 수 있는 것들을 해보지 못하고 30대로 넘어가 버렸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거 같다. 남들처럼 대학에도 가고 싶었고, 남들 다하는 미팅도 해보고 싶었고, 막연하게 생각되는 꿈을 쫓으며 무턱대고 도전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나에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일찍 결혼을 해 예쁜 딸 아이를 낳았다. 지금이야 20대의 젊음과 바꾼 두 아이와 티격태격하며 살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 있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당시엔 모든게 다 힘들게만 느껴졌었다.
이런 기억들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얼떨결에 탄생한(?) 선생님의 버킷 리스트를 보며 나도 지금이라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선생님의 하루하루를 엿보며 70대 할머니도(?) 이렇게 열정적인 삶을 사시는데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라는 다짐도 해보았다.
70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만큼 열정적인 삶을 살고계신 선생님을 보며 과연 난 이 나이가 되면 뭘 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세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셨고, 70대의 나이에도 전국 강연을 다니시며, 책 쓰는일 또한 열심이신 선생님처럼 멋진 삶을 살고 있을지 아니면 점점 골룸처럼 변해가는 몸매를 감상하며 평범하디 평범한 동네 할머니가 되어있을지..
다양한 상상을 해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나의 노년이 바뀔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동안 늘어질대로 늘어져 게으름의 끝을 달리고 있던 내 생활에도 작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저 지루하게만 느껴진 하루였지만 나도 선생님처럼 곱게(?)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이 큰 자극이 된듯 하다.
가수 이적의 어머니. 세 아들을 서울대에 보냈다던 유명한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평범한 생활을 담은 에세이를 통해 70대 삶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다. 아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구입했던 어머니, 시끄럽게 느껴질만한 장소에서 때창을 부르는 선생님의 모습.. 유쾌한 모습 뿐만 아니라 씁쓸한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