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라 즐거운 육아 - 미세스 K와 세 아이들의 집
김혜율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7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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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군자가 와서 키워도 인격이 뒤집힐 만한 초강력 악동 셋과

자의반 타의반 5년째 육아휴직 중인 워킹맘이 벌이는 포복절도할 육아전쟁


다양한 육아서를 읽으며 내 자신이 아이들에게 잘 하고 있나 확인해보곤 했다. 난 정말 괜찮은 엄마인지 아니면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아이들을 이끌고 있는건지 체크해보곤 하는데 난 늘 책에서 하지 말란 행동은 다 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엄마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기에 그런거라 나 스스로 위로하며 책을 덮곤 했는데 「욜라 즐거운 육아」 이 책은 나를 점검하기보단 책 자체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이렇게 엄마가 되었다 / 육아의 쓴맛, 신맛, 달콤한 맛 / 고투더 셋째육아 / 오! 마이 칠드런

일곱 살 여자아이 '메리' 다섯 살 남자아이 '욜라' 두 살 남자아기 '로' 그리고 세 아이들의 엄마인 미세스 K 양과 그의 남편이 등장한다. 한편의 소설인가 싶을만큼 등장인물들을 재미나게 소개해주고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 이렇게 깊숙이 들어와야 되나 싶을만큼 깊은 산속 초가삼간을 개조한 단출한 집이 그들의 삶의 공간이며 빨간 지붕에 하얀 율타리가 쳐져있다.


세 아이들의 육아를 위해 5년째 육아 휴직중인 그녀의 하루는 그야말로 전쟁터이다. 그녀의 일과를 보며 내 과거가 떠올랐다. 큰 아이가 5살이 넘어 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느리다는 걸 느껴 어린이집에 보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지만 다행히도 적응하는데 불과 3일도 걸리지 않았다. 이후 순조롭게 어린이집을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딸 아이가 아침에 입고간 옷을 절대 벗지 않겠다며 버텼다. 노란색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운동복 이었는데 그옷을 장장 일주일을 넘게 벗지 않겠다며 버텼다. 씻은후에 입자며 간신히 아이를 달래 씻기는 했지만 바로 그 옷을 입혀야 눈물을 멈추곤 했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고 난 같은 운동복을 사옴으로써 그 옷을 벗길수 있었다. 하지만 이 외엔 손이 가지 않는 아이로 자라주었고 주변에선 거저 키웠다는 표현을 했다. 당시 난 아주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었지만 아무도 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이들도 거저 키우면서 뭐가 힘드냐고...


첫째를 낳고, 3년후 둘째를 낳았다. 덕분에 난 5년간 개인적인 외출을 하지 않았다. 친구들과의 연락은 자연스럽게 끊어졌고, 같은 학부모들과의 나이차 때문에 잘 섞이지도 못했다. 그땐 매일매일 너무 외롭다는 생각을 했었다. 말도 안통하는 아이들과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밥을 먹었다. 신랑 퇴근시간이 오기만 기다렸다. 누군가 대화할 상대가 필요했지만 신랑은 피곤하다며 나와의 대화보다는 방에들어가 게임을 하곤 했다.


지난 과거이기에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당시엔 너무도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유쾌하게 써내려간 미세스 K양의 육아가 유쾌하게만 느껴지진 않는다. 그 속에 들어있는 그녀의 힘들고 지친 모습들이 눈에 보이는 듯 해 왠지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좋은 모습들 보다 헐크로 변하는 그녀의 모습을 더 많이 상상하게 되는건 아마도 내가 지나온 과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무척이나 유쾌한 육아서였다. 날 가르치려는 다른 육아서들과 달리 그저 그녀의 하루 일과들을 재미나게 읽어 볼 수 있었다. 또한 '미세스 K, 도와주세요' 를 통해 그녀의 조언들을 들을 수 있어 더욱 좋았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만 지나고 보면 좋은 추억이 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나또한 그랬고 내가 후회하는건 내가 당시의 아이들의 일과를 글로 남겨두지 못했다는 것 뿐이다. 그래서 미세스 K 양의 글들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상상해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


육아로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해줄 책일 듯 하다. 꼭 한번 읽어보며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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