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괴물이 어때서
왕수펀 지음, 쉬즈홍 그림, 심봉희 옮김 / 챕터하우스 / 2016년 12월
평점 :
친구들에게 괴물로 취급 당한 적 있어요? 누군가를 괴물이라고 말한 적 있어요?
얼마전 학교폭력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여학생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학교폭력과 왕따문제가 가볍게 다뤄져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지 「괴물이 어때서」 이 책이 가볍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 책을 읽을 땐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 상황들에 대해 피해자의 입장에서 가해자의 입장에서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했다. 작가 또한 이 책을 통해 교훈을 주거나 깨달음을 주기 보다는 그저 어른으로서 무리에서 고립된 채 창가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 몇 마디 해주고 싶은 것뿐이라 말을 했다.
2학년 3반 장중신은 과학실에 들어선다. 과학실에 들어서자 큰 탁자 여섯 개가 보인다. 이내 상황을 짐작해본다. 친한 친구끼리 조를 짜야하는 상황이란 걸 알게 되었고 역시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6개조로 친한 친구 찾아 앉으란느 말을 한다. 왜 친한친구를 강조하는건지 장중신은 이해하지 못한 채 교실 한켠에 멀뚱히 서있는다. 그런 중신을 친구들 사이에 끼워주려 한 선생님은 아무도 중신은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되고 난처한 듯 선생님 책상 옆 탁자에 중신을 앉게 한다. 이후 2학년 2반에서는 양카이와 2학년 1반 루웨이양 또한 그 자리에 앉게 된다.
다음 과학시간 중신은 외딴섬 같은 책상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았을 때만 해도 깨끗했던 책상에 '버림받은 괴물, 저주받은 괴물' 이라는 조금은 섬뜩한 두 문장이 써있는걸 발견한다. 과연 어떤 괴물이 그 자리에 그런 글귀를 쓴건지 궁금해 한다. 몇일 관찰은 해본 중신은 1반의 양카이와 1반의 루웨이양을 알게되고 그들의 자리에 편지 한 통을 올려 놓는다. 그들은 그렇게 토요일 오전 10시 학교 운동장에 있는 첫 번째 용수 나무 아래에서 만난다. 중신이 편지에 써놓은 모임 시간과 장소였다. 그렇게 괴물클럽이 만들어진다. 세명이 아닌 네명으로 구성되었지만 아직 한명의 존재는 드러나지 않았다.
중신은 1년전 그일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괴물이라 불리지 않았다. 반에서 모범생 반장 이었고, 아빠는 학부모 회장이었으며, 각종 대회를 참가할만큼 적극적이었으며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그런데 1학년 1학기 영어시간 듣기시험을 보던중 재채기를 했고, 에취 소리와 함께 콧물이 선생님의 치마에 튀고 말았다. 이후 친구들은 중신을 메스꺼워 라며 부르기 시작했고 그렇게 괴물이 되었다. 양카이는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첫날 선생님이 언제 씻었냐는 한마디로 인해 괴물이 되었다. 루웨이양은 독재자같은 아빠에 의해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고 친구들에게 비협조적이어서 괴물이 되었다.
셋과 함께 나머지 멤버인 린샤오판은 전학온지 얼마 안된 친구이다. 시골에서 전학왔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게 됐고 그렇게 괴물클럽에 들어간다. 장중신이 만든 복수계획을 1단계 2단계 진행해가며 괴물클럽 아이들은 희열과 함께 미안함도 느끼게 된다. 복수를 하고나면 속이 시원할거라 생각 했지만 의외의 일이 일어나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등장으로 왕따를 시킨 반장도 복수를 계획한 중신도 많은걸 깨닫게 된다.
왕따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던 시절엔 왕따를 당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은연중 난 왕따가 아니란걸 다행스럽게 생각했었다. 원인을 제공했기에 친구들이 그런 행동을 보이는거라며 오히려 왕따를 당하고 있는 아이를 욕한때도 있었다. 어른이 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에서야 왕따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고, 내가 알던 단순한 이유가 아닌 그로인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일들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더이상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서로를 따돌리고 미워하는 일이 일어나질 않기를 바라며. 이 책이 그런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