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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형제들 - 그래픽노블
리자 테츠너 지음, 한네스 빈더 그림, 유혜자 옮김 / 한림출판사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눈부신 발전과 풍요의 뒤안길에 감춰졌던 굴뚝 청소부 '검은형제들'
고향을 떠나 도시로 팔려 간 소년의 모험과 애환이 담긴 그래픽노블!
펜으로 그려진듯 거친 단색의 그림이 무척 독특한 책을 만났다. 「검은 형제들」 이 책을 받기 전 이미 책의 내용이 굴뚝청소부와 관련된 책이란걸 알았기에 별다른 상상을 해볼 순 없었지만 책을 받고보니 더욱 강렬하게 느껴졌다. 작은배에 올라타는 어린 아이들, 그리고 그 배 옆에 서있는 눈이 보일듯 말듯한 왠지 기븐나쁘게 생긴 남자. 시작부터 불쾌함이 느껴진다.
1838년 늦여름, 가난한 집 어머니와 아들 조르지오가 등장한다. 허리에 밧줄 하나 묶은 채 절벽에서 풀을 구하고 있다. 열심히는 하지만 형편이 나아지진 않는 그들에게 더 힘든 시기가 찾아오고 그들앞에 이십프랑에 조르지오를 데려가겠다는 얼굴에 칼자국이 난 남자가 등장한다. 다친 엄마를 위해조르지오는 얼굴에 칼자국이 난 남자를 따라 나선다.
많은 아이들과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 배가 뒤집혔고 간신히 조르지오와 알프레도만 살아 남았다. 조르지오와 알프레도는 물에 떠내려가는 얼굴에 칼자국이 나 있는 남자를 발견하고 그를 살려낸다. 그렇게 살아난 남자의 이름은 안토니오이다. 셋은 이후 걸어서 밀라노에 가게되고 조르지오와 알프레도는 각각 다른 사람에게 팔려간다. 이후 그들이 하게된 일은 굴뚝청소였다.
로시에게 팔려간 조르지오는 매일매일 굴뚝 청소를 한다. 열두살이란 어린 나이에 그을음으로 가득한 굴뚝 청소를 하며 몸과 마음에 서서히 병이들기 시작한다. 좁은 굴뚝 가득한 그을음 때론 너무 뜨거운 굴뚝 안을 매일 청소하지만 먹을것도 입을것도 쉴곳도 넉넉하지 못하다. 친구인 알프레도가 죽고난 후에도 조르지오는 굴뚝 청소를 하며 때때로 '검은형제들' 을 만난다. 여기서 검은 형제들은 굴뚝 청소를 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모여 만든 단체의 이름이다. 그러던 어느날 몹시 뜨거운 굴뚝에 젖을 수건을 입에물고 굴뚝에 들어간다. 과거를 떠올리던 조르지오는 굴뚝에 낀다. 올라갈수도 내려갈수도 없는 그 순간 로시가 밑에서 조르지오의 발을 잡아당긴다. 기절한 조르지오는 카젤라 박사에 의해 깨어나고 이후 카젤라 박사의 도움을 받아 이전보다 편안한 생활을 하지만 여전히 조르지오를 괴롭히는 로시부인과 그의 아들로 인해 조르지오는 도망치기로 마음먹는다.
이 이야기를 실화라고 한다. 19세기 중반까지 스위스 산골에 살던 아이들이 밀라노에 팔려갔고 그곳에서 굴뚝청소일을 했다고 한다. 살이찌면 굴뚝에 들어갈 수 없기에 최소한의 식량만을 제공했고 뚜거운 굴뚝안에 들어가는일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늘 배고픈 아이들은 그을음이 가득한 굴뚝을 기어 올라갔고 폐렴이나 폐결핵으로 반년만에 목숨을 잃는일이 많았다고 한다.
불과 150년 전의 모습이다. 아들녀석과 불과 한살차이밖에 나질 않는 조르지오의 모습을 보며 팔려갈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움과 도망치는 순간순간 가슴을 조이는 긴장감에 피가 바짝 말라버리는 듯 했다. 내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며 어떤 생각들을 할지 무척 궁금하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