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 천공의 벌

천공의 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9월

압도적 긴박감의 정통파 크라이시스 서스펜스.

귀찮은 것은 보지도 듣지도 않으려는 '침묵하는 군중'을 고발한 문제작.

얼마전 아이들과 원자력에 관한 책을 읽었다. 그 전까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그저 TV속에서 떠들어 대는 이야기로만 느껴졌었다. 그런데 아이들과 읽은 원자력 책을 통해 원자력의 양면성에대해 알고나니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이 반듯하게만 보이지 않았다. 아마 그래서 「천공의 벌」 이 책에 등장하는 범인의 협박메시지에 잠시나마 동조했는지도 모르겠다. 무턱대고 원자력 발전소의 문을 닫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무서움이 너무 커 느껴졌던 감정들인듯 하다.

니시키 중공업 고마키 공장 격납고안에 있던 헬리콥터의 시험비행을 보기위해 유하라 가즈아키와 야마시타의 가족이 방문한다. 유하라의 아들인 다카히코와, 야마시타의 아들인 게이타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격납고를 향한다. 누구보다 먼저 헬리콥터를 보게 된 두 아이들은 헬리콥터 안으로 들어가본다. 구경을 하고 헬리콥터에서 나오던 다카히코는 슬그머니 장난기가 발동하고 트랩을 몰래 밀어 이동시켜논다. 게이타를 아주조금 골려주고자 했던 그 행동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게이타가 아직 나오지 못한 상황에 헬리콥터에 시동이 걸리고 일곱개의 로터가 회전하기 시작한다. 헬리콥터의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걸 알게 된 두 부인의 곁에 다카히코가 뛰어온다. 그런데 게이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울먹이며 게이타의 이름만 부르던 다카히코가 가리킨곳은 헬리콥터쪽이었다. 헬리콥터 안에 게이타가 타고있다는걸 알게 된 두 부인은 격납고를 향한다.

움직이기 시작한 헬리콥터안엔 게이타가 타고있고, 그 헬리콥터를 조종하는 범인에게선 한장의 협박장이 도착한다. 자신들이 헬기를 접수했다며, 그 헬기를 고속 증식 원형로 신양의 2천미터 상공에 머무르게 할 것이며, 연료가 바닥나 헬기가 추락하게 되도록 놔두겠다는 것이다. 헬기안에는 대량의 폭발물이 실려 있으며, 이 위험을 피할 방법은 단 한가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요구사항이 너무 크다. 모든 원전을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들것, 현재 건설중인 원전은 건설을 중지할 것, 지금의 상황을 텔레비전 방송으로 중계할 것.

그야말로 온국민을 인질로 한 테러가 시작된것이다. 원전의 위험을 익히 알고있는 국민들에겐 공포의 시간이다. 국가가 원전의 안전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 아마 나였더라도 그랬을 것이다. 헬리콥터가 추락하고 원전이 폭발한다면..이라는 상상을 먼저 하며 불안해 할 것이다.

이 책이 지금 쓰여진 책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박진감 넘치며 순간순간 심장이 쫄깃해졌다. 무려 16년전에 써진 이야기라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유일하게 일본 소설을 읽으면서도 다들 추천해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몇점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시작으로 작가의 다양한 책들을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작가의 매력에 푹 빠져 들어버렸다. 상당히 두꺼운 책임에도 이렇게 술술 읽힐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결말은... 대.단.하.다. 뭐라 설명할 단어를 찾기가 힘들다...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대단하다. 이 작품이 써진해에 많은 일본인들이 이 책을 봤다면 후쿠시마의 사고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