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성소 싱크대 앞
정신실 지음 / 죠이북스 / 2016년 6월
평점 :
싱크대 앞 사유의 지평이 열리는 공간
책의 제목을 통해 한 가정주부의 자신만의 공간과 관련된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나 자신만의 요리 레시피를 살며시 귓듬해주는 책이란 생각을 했다. 성소라는 표현을 보며 종교적인 의미를 떠올려 볼 수도 있었지만 그보단 싱크대라는 단어가 더 눈에 들어와 하게된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예상은 반쯤 빗나갔고, 성소의 의미가 더욱 강한 교회 사모님이 쓰신 책이었다. 종교색이 짙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조금은 당황스러운 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성소 싱크대 앞」 이 책에 스며들어있는 종교색은 거부감이 없었다.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일상적인 이야기들 속에 자연스럽게 묻어있는 믿음생활이 따뜻하게만 느껴졌다. 학창시절 엄마의 손에 이끌려 가게된 교회의 딱딱함과는 다른 너무나 푸근하고 재미난 교회 사모님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너무나 평범한 그녀의 일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듣게되는 목사님의 설교도, 수없이 반복되는 믿음에 관한 이야기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으며, 너무나 인간적인 그녀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쌓여왔던 교회에 대한 안좋은 생각들을 떨쳐낼 수 있었다.
교회 사모님들은 새벽예배도 감사하게 여기며 다닐꺼라 생각했다. 교회 사모님이라는 호칭 안에는 하지말아야 할것과 꼭 해야만 하는 사명이 있는거라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상냥하게만 할거란 일반인들과 다른 기준이란게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사모이기 이전 사람이고픈, 우리 목사님이 아닌 내 남편이고픈 너무도 인간적인 생각들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녀 스스로 사모의 모습에 틀을 정하고 힘들어 했던 순간들을 우리 목사님이 아닌 남편의 한마디를 통해 그틀을 벗어날 수 있었고, 진심에서 우러나 예배를 드리는 그녀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교회사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너무나 행복한 한 가정의 모습이 책속에 가득했다.
평범한 가정주부와 다를게 없는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엄마의 입장이 되어 고민했고, 딸의입장이 되어 고민했다. 교회의 사모의 고민도, 한사람의 아내로서의 고민도 모두 생각해볼 수 있었다. 엄마를 요양원에서 모셔와 집에오신걸 무척이나 기뻐하는 엄마에게 모진말을 할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가슴아픔이 책을통해 절절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게임기를 사줘버릴까 라며 고민하는 인간적인 모습들도 마주할 수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고있던 사모의 틀을 깨준 그녀 덕분에 이젠 종교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버릴 수 있을 듯 하다. 무조건 종교색이 강하다고 읽지 않았던 나의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준 그녀 덕분에 더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책이었으며, 그녀의 고민들을 엿보며 격한 공강을 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