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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음란마귀 - 두 아재의 거시기하고 거시기한 썰
김봉석.현태준 지음 / 그책 / 2016년 6월
평점 :
차카고 순한 것들은 몰라도 되는 19금 에로틱 품행제로 판타지
「내 안의 음란마귀」 빨간 표지가 정말 잘 어울리는 책이다. 책이 가벼워 어디든 들고다닐 수 있는 책이었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난 늘 두 아이들과 함께 다녀야 하니까.. ^^;; 그렇다고 이책이 19금만 잔뜩 들어있는 그런 책은 아니었다. 나보다 살짝 연배가 있는 남성분들이라면 격하게 공감하며 책을 읽었을 듯한 추억이 가득한 책이었다. 두 작가의 글솜씨와 유쾌한 그림들이 자칫 난잡해질 수 있는 내용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있어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어린시절 학교에 갔다 집으로 돌아와 이런저런 놀이들을 하다 우연히 발견한 잡지. 얇디 얇은 잡지 표지엔 속옷만 착용한 여자의 사진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었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난 난생처음 그 잡지란걸 펼쳐보았다. 초등학생 시절 엄청나게 큰 충격을 받았고 이런 잡지는 누가 사는건지 왜 우리집에 있는건지 당황스러웠다. 그러면서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면 본능인건지 그 잡지를 보고있었다는 걸 들키지 않기위해 잡지를 제자리에 빠르게 돌려놓았다. 심장은 쿵쾅거리고 엄마에게 물어볼수도 없는 궁금증들은 커져만 갔다.
300원짜리 다방커피를 마시며 봤던 빨간영화들, 여기저기 정보를 얻어 찾아간 헌책방에서 산 잡지, 비디오를 샀는데 동물의 왕국이 나왔어요 라는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 등 빨간 이야기에만 집중되는게 아닌 온갖 추억들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나보단 40대의 아재들이 격한 공감을 할만한 추억들 이었다. 이 당시에 여자들은 어땠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내가 학생이던 시절엔 할리퀸문고를 파고들었던 친구들정도만 떠오른다. 얇고 작은 책을 교과서 밑에 숨겨두고 선생님 몰래 읽다 걸려서 혼났던 친구들.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난 할리퀸 문고조차 읽어보지 않았지만..
책의 표지에도 써있듯이 아재를 위한 책이었다. 여자들은 살짝 거부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모든 내용이 재미있다거나 추억만 찾는 이야기가 아니니까.. 하지만 40대이후 아재들이라면 학창시절 자신안에있던 어린 음란마귀를 떠올릴 수 있는 책이 아닐까싶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