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 후암동 골목 그 집 이야기
권희라.김종대 지음 / 리더스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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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신랑은 늘 전원주택을 꿈꾼다. 매주 1장의 복권을 산후 1등이 된다면? 이란 질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신랑의 꿈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전원주택을 3층으로 짓는다. 1층은 부모님, 2층은 아이들, 3층은 우리부부의 생활공간. 조금 떨어진곳에 소를 몇마리 미춘다. 그리고 본인은 100만원의 수입을 위해 다른일을 하겠다고 한다. 그럼 소는... 내가키우라는건가;; 이 대목에서 늘 재밌는 싸움이 시작된다. 나또한 주택을 꿈꾼다. 하지만 난 절~대 시골에 들어가 한적한 마을에 살고싶은 생각은 없다. 전원주택도 내가 짓으면 도심 한복판에 있어야 한다. 주변에 편의 시설을 쉽게 걸어 다닐 수 있어야 하며, 차 없이도 친구들과 만나 술한잔 마실수 있어야 한다. 집은 나 역시 3층. 3층은 부부의 공간 2층은 아이들공간 1층은 상가. 난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한다면 옆에 같은 건물을 하나 더 짓겠다는 생각이 있을 뿐 함께살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함께 살아야 한다면 옆건물에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을 함께 모시겠다 말을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큰소리도 오가고 다툼이 있기도 하지만 결론은 웃으며 마무리가된다. 이렇게 상상만 하던 일들이 현실이 된다면? 이라는 생각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자신의 생각들을 실천한 부부가있다. 스스로 집을 짓고 사는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시골마을에 집을 짓고 한적한 생활을 하지만 이 부부는 달랐다. 도시한복판 작은땅에 자신들의 꿈을 실천했다. 「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너무나 닮아있는 두 부부의 휴식공간을 후암동 한 귀퉁이에 짓기 시작했다. 집을 지으며 행복한 꿈만 꿀 수 있었다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꿈을위해 500일의 고생을 감내해야만 했다. 내집을 지을수만 있다면 그정도야..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500일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난 선뜻 나서지 못할듯 하다.

 

아내의 직업이 실내건축디자이너라기에 많은 인맥을 활용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인맥으로 연결된 한 사람으로인해 이들은 너무 많은 고민을 해야했고 늘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오히려 생판 모르는 남을 통해 조금이나마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었던 듯 하다. 시작부터 공사가 휘청.. 애써 그린 도면대로 나오지 않은 집의 뼈대를 보며 얼마나 애가탔을지 구지 그 현장에 있지 않아도 책을통해 알 수 있었다.

 

결국 본인들의 생각대로 집을 마무리 짓기까지 수없이 많은 까대기 작업과, 대충대충이란 생각이 뼛속까지 가득한 작업자들로 인해 더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해야 했고, 많이 힘든 그 과정들을 집이 완성되고 온집을 뛰어다니는 아이 덕분에 잊을 수 있었던듯 하다. 이들이 완성한 집을 보며 나도한번이라는 생각은 쉽게 할 수 없었다. 집을 짓는다는게 무턱대고 덤빌 수 있는 일이 아니란걸 알 게 되었다.

 

큰집에서 살고자 했다면 용인의 40평 집에서 그냥 살면 됐다. 하지만 그들이 꿈꾸는 집은 신도시의 네모틀에 박혀있는 그런 집이 아니었기에 자신들에게 맞는 집을 짓기위한 긴~여정을 시작했고, 힘들었지만 끝낼수 있었다. 앞으로 집을 보수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이 생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을 집을 통해 얻는 것들이 더 많은 것이며, 아이에게 어마어마한 추억을 선물해 주었기에 더욱 열심히 살 수 있을 것이다.

 

부부의 책을 통해 집을 짓는 과정들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팁을 통해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본인들이 고생하며 얻은 과정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혹시나 부부들처럼 자신들의 꿈의 공간을 짓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이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언젠가 아이들과 후암동에 갈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부부의 집구경을 해보고싶다. 작지만 꿈이 가득한 그들의 집을 보며 나의 조그만한 소망도 키워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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