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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살고, 우리는 죽고, 우리는 기억되고, 우리는 잊힌다. 즉시 잊히는 것이 아니라, 한켜 한켜씩 잊힌다."
'죽음'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가까운듯 멀게만 느껴지는 주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20대초 두 아이의 엄마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 시절 처음으로 죽음이란게 이렇게 허무한건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평소 지병이 있긴 했지만 늘 유쾌하셨던 아빠는 당뇨로 인해 59세의 젊은 나이에 내 곁을 떠나셨고 처음으로 상복이란걸 입어보았다. 장례식장이라는 것도 상복이라는것도 모두 처음이었던 난 탈상을 하는 날까지 하염없이 울기만했다. 효도한번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날 너무나 아껴주셨던 모습들이 떠올라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자고 일어나면 다시 환하게 웃어주시는 아빠가 곁에 계실것 같았고, 실감이 나질 않았다. 잊지 못할것 같았던 기억들이 하나둘 잊혀지고 난 일상으로 복귀해 내 삶을 살아갔다. 그러던 중 이모님, 이모부님, 할머니, 외삼촌... 각자의 병으로 사고로 하나둘 내 곁을 떠나가셨고 언젠가 엄마도 내곁을 떠날거라는 걸 의식하게되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 죽음을 맞이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아무런 준비없이 맞이하는 것 보단 준비할 시간이 있다면 이란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이렇듯 나에겐 죽음은 두렵기만 할 뿐만 아니라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것 중 하나이다. 그런데 우연히 본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이 책의 제목은 죽음이란것도 즐겁게 이야기 할 수 있는거라 말하고 있었다. 설마..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이 책의 작가인 줄리언 반스는 영국에선 상당히 유명한 작가이며, 채식주의자 한강 작가가 탔다는 맨부커상을 탄 작가였다. 에세이라 생각하고 책을 펼친 난 한참을 읽다 여느 에세이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자신의 실제 이야기나 가족들의 이야기가 본인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소설처럼 다가왔다. 당연히 소설이라 여기고 읽던 난 한참이 지나서야 소설이 아니란걸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읽어왔던 책들이 워낙 가벼운 책들 위주여서인지 처음엔 참 어렵게 느껴졌다. 작가의 주변 이야기가 주를 이룬 이 책은 죽음이란 주제를 어렵게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작가의 생각들을 엿볼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작가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죽음이란 공통된 주제로 쓰여진 책이 많다고 한다. 그동안 읽어왔던 에세이와 다른 줄리언 반스의 에세이를 통해 죽음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시간을 갖을 수 있었으며, 작가의 다른 책들 또한 궁금해졌다.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다시한번 곱씹으며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