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다
고정순 지음 / 제철소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녀의 제2의 고향인 영등포가 남긴 정서들이 모여 한권의 책이되었다. 「안녕하다」 마치 기억 저~편에 남겨져 있는 영등포에게 묻고 있는듯한 푸근한 느낌이 드는 산문집이었다.


너무나 가난했던 어린시절의 모습, 오락실옆 단칸방, 흙집, 그리고 연립주택.. 점점 나아진 가족들의 삶.. 왠지모르게 밝은 느낌보다는 책의 표지만큼이나 우울한 느낌이 더 강한 책이었다. 유학을 가기위해 스펙을 쌓은게 아닌 돈을 모았다는 그녀. 하지만 결국 유학은 가지 못했다. 2년이나 준비한 책을 출판하지 못한 그녀, 80만원의 빚을 갚기위해 그림을 팔던 그녀.. 장면 하나하나 머릿속에 떠올려보았다. 삶의 굴곡이 좀 커보였다. 과정이 어찌됐건 그녀는 자신의 책을 썼고, 책에 자신의 그림도 담았다. 그리고 난 그녀의 책을 읽으며 푸근함을 느끼고 있다.


단 한번의 여행을 통해 엄마의 알수없는 눈물도 보았고, 떨어진 솥단지를 보며 이해못할 웃음도 지었던 그녀의 이야기들.. 적어도 난 그녀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며 위로를 받고 있는 듯 했다. 조곤조곤 그녀의 삶을 한장한장 넘기며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려 볼 수도 있었다. 나또한 넉넉하지 못했던 삶을 살았고, 행복해 보이지 않는 부모님의 모습들을 자주 보았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능력이 부족한 아빠 탓이라 느껴졌다. 늘 그런 말들을 듣게 되다보니 그게 당연하게 느껴졌던 듯 하다.


책을 읽으며 작가가 무언가를 몹시 그리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마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기억들과 이젠 만날 수 없는 그시절의 사람들을 그리워 하고 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또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떠올려 보기도 했으며, 이젠 만날 수 없는 아빠에 대한 생각들을 해보았다. 그립다. 만나고 싶다. 돌아갈 수 없기에 더더욱 짙게 느껴진듯하다.


마음이 복잡하고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오갈때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두운듯 하면서도 푸근함이 있으며 외로운 듯 하면서도 정겨움이 느껴져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책이었다.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나의 고향을 떠올리며, 이젠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피식피식 웃게되는 시간을 갖을 수 있을 듯한 책이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