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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 강에서 보낸 여름 ㅣ 동화는 내 친구 31
필리파 피어스 지음, 에드워드 아디존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6년 1월
평점 :
책의 표지에서 "나 좀 된 책이에요" 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나 1920년 영국에서 태어난 필리파 피어스가 1955년에 쓴 첫번째 작품이었다. 무려 1세기 전의 사람이 반세기 전에 쓴 책이다. 자신이 살아온 집을 떠올리며 썼다는 이 책은 지금 내가 읽기에도 충분히 흥미진진했으며 다음엔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두근거렸다. 책을 받고 읽기 전만해도 너무 두껍다.. 애들책인데 지루하겠다.. 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새 책에 빠져 뒷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내 주변의 아이들을 보면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오직 공부만 하기 위에 태어난 듯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적지않다. 그 아이들이 어떤 꿈을 꾸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지내는지 아이들의 눈을 통해선 알수가 없다. 반짝반짝 빛나야 할 눈동자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빛나지 않는 듯 보였다. 책에 등장하는 데이비드와 애덤처럼 모험은 고사하고 어떻게 하면 학원에 한번 빠질까 라는 고민을 하며 사는 아이들처럼 보일때도 있다. 안스럽다.
「세이 강에서 보낸 여름」이 책속 데이비드와 애덤은 매일매일 모험을 떠난다. 원래부터 친구는 아니었다. 홍수가 날만큼 비가 내린 후 데이비드의 집으로 떠내려온 카누한척.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카누를 타고 나섰다가 마주친 애덤.. 애덤은 자신의 카누를 훔친거라 생각하며 돌을 던지고 결국 데이비드는 물에 빠지고만다. 카누를 훔친게 아니라는 오해를 풀게되고 애덤과 데이비드는 친구가되어 카누를 고치기 시작한다. 더욱 멋진 '피라미드호'가 된 카누를 타고 애덤가에 전해 내려오는 보물찾기에 나선 두 소년. 하나하나 단서를 찾아내고 차곡차곡 퍼즐을 맞춰나가며 풀려가기 시작하는 보물찾기의 단서들...
하나의 단서가 나타나고 그 단서들을 맞춰가며 잘못된 단서들을 수정할때마다 책 한장한장이 빠르게 넘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내가 어린 시절 두 친구를 따라 모험을 하고 있는듯 책을 읽는 내내 애덤과 데이비드 뒤를 따라다니는 듯 재미있었다. 내 어린시절에도 이만큼 흥미롭고 가슴 두근거릴만큼 재미있던일은 없었던 듯 하다. 더군다나 다 커버린 지금에 와서 이런 책을 읽으며 마치 초등학생이 되어버린듯한 착각을 느끼게되니 처음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올 칼라의 3D 그림들로 뒤덮힌 멋들어진 책들보다 오직 흑백으로만 이루어진 이책이 더욱 좋았다. 구지 그림이 없어도 머릿속에 모든 그림이 그려질만큼 너무 재미나게 읽었다. 내가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시골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마 아이들에게 이 책을 내밀었을 때 책이 너무 두껍다며 시큰둥한 표정을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처럼 금~방 책에 빠질듯 하다. 특히나 딸아이보다는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아들녀석이 훨~씬 빠르게 책에 빠져들 듯 하다.
아이들에게 이런 모험담을 경험하게 해 줄 수는 없지만 이런 책을 통해서라도 간접경험을 하며 상상력을 더욱 더 키워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