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지음 / 문이당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수백만 독자들을 감동시킨 이 시대 최고의 감성 시인 이정하!

 

  20대 시절엔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책은 고사하고 시 한줄을 외울줄을 몰랐었다. 시들을 읽으며 가슴이 촉촉해진다는 표현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세월이 지나 30대 중반이 된 지금 뒤늦게 시를 읽으며 눈물을 글썽이고.. 시를 읽으며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게 되었다. 가끔은 이런 내가 참 낯설기도 하지만 난 20대의 나보다 30대의 내가 더 좋다. 물론 가끔 20대 시절로 돌아가 30대의 나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래도 난 지금이 더욱 좋다. 삶이 아주조금 재미있다.

 

  난 이름에 약하다. 잘 외우질 못한다. 작가 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의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길거리에서 지나치다 사람들이 날 아는척 하면 한참 생각 한 후에야 기억을 해내곤 한다. 때론 웃으며 얘기하고 헤어질때까지 기억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런 나에게 시인 이정하는 낯설었다. 언젠가 한번 그의 책을 봤을법도 한데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 작가가 누구인지 보지 않고 책의 아무페이지나 펼친후 한참을 읽었다. 작가가 여자라고 생각했다. 책의 표지며 글의 느낌이며 감수성 등등 여자인 줄 알았다. 읽던 페이지를 덮고 작가가 누구인지 확인해봤다... 이정하...시인... 그런데 남자 옆모습이 떡~하니 있었다. 여성미 풀풀 넘치는 책의 주인공이 남자 시인이었다니.. 그의 감수성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나무토막같은 나에겐 없는 그 남자의 따뜻한 가슴..

 

  시를 읽는 즐거움도 컸지만 이 시를 왜 써야했는지에 대한 시인의 변이 담긴 페이지가 더 좋았다. 한편의 시와 한편의 일기를 읽는 듯한 재미에 푹 빠져 순식간에 책이 끝나버렸다. 시집을 읽은듯 에세이를 읽은듯 순식간에 끝나버린 책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오랜만에 촉촉히 적셔지는 듯한 나 자신을 보며 20대의 내 자신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남들보다 일찍 결혼해 아이를 낳고 아이의 엄마가 되어 지나버린 나의 20대.. 억울하다는 생각을 했던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좋은 책을 읽고 나눌 친구같은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다. 이제막 사춘기가 된듯한 딸아이의 마음을 녹여줄 책한권을 함께 읽으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 하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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