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인생의책] 고추 떨어질라

고추 떨어질라 - 남자 요리사 숙수 이야기 ㅣ 조선의 일꾼들 1
김영주 글, 김옥재 그림 / 내인생의책 / 2015년 12월

남자 요리사 숙수 이야기

  제목이 너무 재미있어 선택한 책이었는데 새로운걸 알게 된 책이었다. 조선시대에 요리하는 남자가 있다고는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부엌에 남자가 들어오는 것 만으로도 큰 일이 날것처럼 행동했던 그런 시대인데 처음 알게된 남자요리사 '숙수' 는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너무 생소한 이야기였다. 더군다나 평범한 가정주부의 의미인 남자요리사가 아닌 임금이 드시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라니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호기심이 생겼다. 아들녀석이 TV에 나오는 궁녀들하고 숙수하고 다른게 뭐냐 물어 책을 보니 궁녀는 평소 삼시 세끼 밥을 했고, 숙수는 궁궐의 잔치나 제사에 필요한 음식만을 만들었다고 나온다. 아이들 책을 통해 또 새로운걸 알게되니 그저 재미있기만 하다.

  주인공 창이의 아버지의 직업은 숙수이다. 평소 친구들이 고추 떨어졌다며 창이를 놀려 아버지의 직업을 못마땅해 한다. 그런데 그런 직업을 물려 받아야 한다고 하니 아버지의 직업이 더욱 원망스럽기만 하다. 창이가 숙수가 되지 않을 방법은 단 하나.. 아버지가 내주신 수수께끼의 정답을 알아내는 것 뿐! 그 이후 아버지를 따라 일을 간 창이는 아버지의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많은 생각을 하며 아버지의 일을 돕는다. 숙수들은 자신이 전담한 한두가지의 음식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창이에게 요리를 하는 아버지의 직업이 창피하기만 하지만 숙수 자신들은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이나 강해보였다. 부엌에 들어가면 고추떨어진다며 말리던 할머니의 이야기와는 달리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자신들의 직업은 무척이나 자랑스러워 한다.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는 어린 창이의 눈에 아버지는 그저 부끄러운 사람일 뿐이겠지만 내눈엔 무척이나 멋져보였다. 창이도 점점 아버지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져 간다.

  두부를 만드는 포장 물을 나르는 수공 술을담그는 주색장 등 각 분야의 숙수들을 부르는 호칭이 제각각 이었다. 새로운걸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면서도 평소 알지 못했던 부분의 이야기라 더욱 재미나게 읽었다. 지금이야 요리하는 남자들이 엄청난 인기를 끌지만 그당시엔 그저 남자가 하면 안되는 일 중 하나였다. 그런데도 이렇게 많은 남자들이 숙수 일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하며 온갖 정성을 쏟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아들녀석에게 하고싶은 일이 뭔자 커서 뭘 해보고 싶은지 지금은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지 물어볼 수 있었으며 다양한 아들의 생각들을 들어볼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시간이었다.

  새로운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에 아들과의 신나는 대화들... ^ㅡ^ 그러니까 추천~!!!!!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