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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순 씨는 나를 남편으로 착각한다 - 70대 소녀 엄마와 40대 늙은 아이의 동거 이야기
최정원 지음, 유별남 사진 / 베프북스 / 2015년 8월
평점 :
70대 소녀 엄마와 40대 늙은 아이의 동거 이야기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건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등대가 되는 것.
등대 같은 사랑, 그대 때문에 내 인생은 한 번도 허기질 때가 없었습니다."
제목이 개구진 책이다.
제목만 듣고 내가 떠올린건... 치매 노모와 함께사는 늙은 아들의 삶.. 이정도의 우울한 느낌의 책을 생각 했다..
그런데 책을 받아들고 표지를 본순간... 그림이 참 귀엽다.. 그리고 행복해 보인다...
표지를 본 후에야 내가 생각한 그런 책이 아니었구나~ 라는걸 알게 된다.
등장인물 : 말순씨, 남자 1호 일랑씨, 남자 1호를 흉내내는 정원씨, 여자1호와 2호 ㅋㅋ
등장인물 이라 하긴 뭐하지만 말순씨라 불리는 70대의 소녀감성 엄마와!
고인이 되버린 남자 1호 일랑씨라 불리는 아버지! 그런 남자 1호를 따라하는 따라쟁이 아들 정원씨. 그리고 기타등등~
이렇게 한 가족의 삶이 묻어있는 잔잔~한 에세이다.
읽는 내내 유쾌함과 동시에 가슴속 무언가 찡~ 한것들이 올라오는 걸 느꼈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남자 1호로 인해 무척이나 슬프다.
하지만 그가 떠난 지금 정원씨와 말순씨는 노부부의 삶을 살듯 물흐르듯 살아간다.
부부가 아님에도 마치 부부인듯 살아가는 말순씨와 작가의 삶...
툭툭 쏘아대듯 대답하는 말순씨... 하지만 그 말 속엔 따뜻함이 묻어있고...
투정 부리듯 온갖 행패(?) 다 부리는 듯한 정원씨...
하지만 그 행동 하나하나 말순씨를 위함이 묻어있다.
서로 미워하는 듯 미워하지 않는... 엄마와 아들!
책을 읽으며 59세에 너무 일찍 가버린 아빠생각이 많이났다.
책에 나오는 남자 1호와는 다른 너무 착한 아빠는 일을 하지 못하기 시작하면서 어깨가 좁아지고 목소리가 작아졌다.
시험성적 낮다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휘둘렀던 파리채를 들고있던 그 모습은 사라졌고..
(이때가 가장 무섭게 매를 들었던 때인듯 하다....)
늘 서글서글 웃으며 능글맞게 하루하루 살아가시는 듯 보였었다.
그안엔 엄마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미안함이 한가득 묻어나곤 했었다.
아빠 병원비 때문에 살짝 쪼들린 삶을 살며 인상파가 되어버린 엄마의 모습..
그런 엄마도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면... 능력이 조금 부족했을뿐 너무착해 탈이었던 사람이라고 말을 하셨다.
사랑이라기보단 안스러움? 안타까움? 여전히 잘 모르겠다. ^^
오늘따라 유독 더 아빠 생각이 나는건.. 너무 감성적인 책을 읽어서인듯...
유쾌한듯 유쾌하지않은... 요즘 노래 제목같은 ㅋㅋ...
엄마와 아들의 재미난 대화~ 하지만 그안에 묻어있는 슬픔?...
내가 70이 되어서 내 아들이 장가도 가지 않은 채로 나와 살아간다면...
과연?........................... 삼천포로 빠지며...
기분좋~~~게 책을 덮는다!
소주한잔 마시며 책을 읽어야 하나 싶을만큼 자주 등장하는 소주만큼이나 친숙한 책이다.
편안한 밤.. 모두가 잠든 시간... 조용~히 읽으며 눈물 한방울 흘릴 준비해도 좋겠지만...
슬프지만 눈물은 나지 않는다는 점 ㅡ_ㅡ!..
그저 편하게 읽고 생각날때 한번씩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