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재] 조슈아 트리

조슈아 트리 ㅣ 바일라 10
장미 지음 / 서유재 / 2020년 10월

착한 사람들의 고맙고 따뜻한 이야기

「조슈아 트리」

'만약 내 아들이 내 딸이 성소수자라면?' 순간 전 말이 막힐수 밖에 없었어요. 그동안 제 나름대로 성소수자에 대해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막힌 사람이었더라고요. 남이 나와 다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기에 아무런 기대도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지만 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아닐지도 모르겠다 싶더라고요. 이 책 덕분에 전 저 자신을 좀더 알게 된거 같아요. 하지만 지금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전 책을 읽기 전과는 아주 조금 달라져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조건 안된다는 생각이 아닌 내가 아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조수아는 이제 막 고1이 됐어요. 배를 타고 다니던 아빠는 수아가 몇해 전 자유를 찾고 싶다며 가족들을 떠났고, 엄마는 두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억척같은 아줌마가 되 버렸어요. 수아가 자기소개를 하게 되는 순간이면 이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해요. 물론 무식하고 생각없는 오빠 이야기도 함께요. 엉뚱하다는 표현보다는 왠지 모나고 삐뚫어져 큰 상처를 받은듯한 수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소개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러던 어느날 수아는 엄마의 손님인 연우 이모를 만나게 되요. 수아는 고상하고 품위있어 보이는 이모에게서 어딘지 모를 다름을 느끼게 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솔 책방을 인수한 이모와 빠르게 친해져요. 하교 후 이모의 책방에 들러 허브 화분을 돌보고, 우쿠렐라도 배우며 이모와는 더욱 친해져요. 옥탑방에 사는 이모가 집에 올 즈음 이모방에 올라가곤 했던 수아는 이모방 문 앞에서 이모는 원래부터 여자가 아닌 남자였었다는 걸 우연히 듣게되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이모의 비밀을 알고 있던 수아는 자신이 좋아하는 제이샘이 이모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게되고, 친구와 신세한탄을 하며 통화하던 중 이모의 비밀을 이야기 해요. 그런데 이 통화 소리를 듣게된 오빠... 그리고.. 한명 두명... 소문은 수아가 감당할 수 없을만큼 빠르게 퍼져나가요. 생각지도 못하게 일이 커져버려 이모는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되고, 수아는 그제서야 자기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생각하게되요. 이모는 과연 그 동네에서 머물 수 있을지....

예전보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삐뚫어진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 역시 편견을 다 버리지 못했던 사람중 하나였더라고요. 책에 등장하는 진주 할머니가 있는데, 연세가 있으시면서도 참 멋진 할머니더라고요. 단 한통의 전화로 연우 이모의 마음에 쌓인 것들을 다 녹여 주셨거든요.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 주는 말을 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멋진 할머니시더라고요.

아이들과 읽어보고 대화 나누기에 좋은 책이에요. 꼭 한번 읽어보시고 서로의 생각을 알아간다면 좋을 듯 해 살짝 추천해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