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이름으로 - 리샹란과 야마구치 요시코
야마구치 요시코.후지와라 사쿠야 지음, 장윤선 옮김 / 소명출판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 시기 일본이 만든 가짜 중국인 리샹란


두 개의 이름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한 '야래향' 이라는 노래는 '덩리쥔' 이 부른걸로 알려져 있어요. 국내에서도 유명한 가수들이 부른 노래였기에 저에게도 익숙한 노래인데, 이 노래의 원곡을 부른 가수는 다름아닌 이 책의 주인공인 '리샹란' 이라고 해요. 일본인으로 태어나 일본인들에 의해 중국인으로 만들어진 그녀! 본명은 '야마구치 요시코' 에요.


그녀는 1920년 2월 12일 중국 동북부에 있는 북옌타이에서 태어났어요. 태어나자마자 가족 모두가 푸순으로 이주한 탓에 그녀의 기억은 푸순에서 시작되요. 일본인 이지만 열여덟살 가을 도쿄를 방문하기 전까지 일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만주 토박이 였던거에요. 일본과 중국의 전쟁이 시작하기 전까진 일본인이지만 중국에서 태어난 그런 평범한 소녀였어요. 소녀가 몰랐을 뿐 중국과 일본의 대립은 이미 시작됐고 그녀는 이중국적자로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었던 거에요.


그러던 어느날 푸순 탄광 사건이 벌어지고 아버지가 이적 행위를 했다며 조사를 받게되요. 조사로 이적 행위의 누명은 벗을 수 있었지만 푸순에서 있기 어렵게 된 가족들은 1933년 그녀의 나이 13살이 되던 해 푸순을 떠나 리지에춘 장군의 도움을 받아 펑톈으로 가게되요. 그곳에서 리지에춘 장군과 양녀 관계를 맺게 되고 양부는 그녀에게 리샹란이라는 이름을 지어줘요. 그렇게 리샹란 이라는 이름을 얻게된 야마구치 요시코는 다음해 리샹란 이라는 이름으로 가수와 여배우로 데뷔하게 되요.


그녀의 인생에 전환점을 안겨준 인물중 하나는 류바 모노소파 그리네츠 에요. 그녀가 폐침윤으로 인해 요양을 하던 시절 호흡기 강화를 위해 아버지는 요곡을 배우라해요. 하지만 요곡이 싫었던 요시코는 류바의 권유로 클래식 가곡을 배우게되요. 류바로부터 소개받은 마담 보드레소프는 요시코의 실력이 형편없다며 이를 거절했지만 류바가 끈질기게 레슨을 부탁했고, 결국 마담은 이를 받아들이게 된거에요. 그녀가 아니었다면 요시코는 펑톈방송국에 가수로 스카우트될 일도 여배우 리샹란으로 살아가게 될 일도 없었을 거에요.


1931년 만주사변 이후 1932년 만주국을 설립하고 중국을 침략을 본격적으로 하려던 시기였기에 그녀는 군부의 눈에 띄게 됐고,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중국인 여배우가 되어 일본을 찬양하는 중국 여배우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요. 중국인들에게도 일본인들에게도 사랑받았던 여배우였지만 일본인도 중국인도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듯한 존재로 살아야했던 그녀. 다행히도 그녀의 기억속엔 따뜻한 기억들이 많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족함이 느껴지는 삶이었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일본이 전쟁에 패하게 되면서 그녀는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되요. 언제 잡혀갈지 모를 상황속에서 같이 떠나자며 손을 내민 사람이 있었지만 그녀는 거절의 의사를 밝힌 후 상하이에 남게되요. 다행히 그녀가 일본인임이 증명이 되면서 무죄 판정을 받게 되지만 그녀는 중국에서 추방당해 홀로 일본으로 건너오게되요. 일본으로 건너오게 되는 배안에 켜진 상하이 라이도 방송에선 그녀가 부른 야래향이 울려 퍼져요. 마치 그녀에게 잘 가라며 인사하듯...


최대한 진솔하게 자신의 삶을 기록하기위해 후지와라 사쿠야의 도움을 얻어 이 책을 썼다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전 가만히 앉아 격동의 쇼와기를 살아간 한 여성의 삶을 읽어볼 수 있었네요.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진한 여운을 남겨 한동안은 야마구치 요시코의 삶이 머릿속을 멤돌듯 하네요.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