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나쁜남자 편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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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 편


소설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성공한 자의 시각이 아닌 실패한 자의 시각에서, 강한 자가 아니라 약한 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역사' 에 관심이 생겨 쓰게된 소설이라는 작가의 소개글에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말들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누가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토록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게 참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내가 알던 역사속 왕들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들을 보게 된거같아 신선하기도 했고요. 누군가에 의해 기록된 역사에 더해진 소설적인 부분들이 진짜 그 사람의 속마음이 아닐까 생각될만큼 사실감마저 느껴져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책엔 7명의 인물이 등장해요. 앙녕대군, 소헌왕후, 문종, 연산군, 단경왕후, 궁녀 김원미, 봉이. 익숙한 이름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름도 있지만 한장한장 책을 넘기다 보니 그제서야 내가 다 알고 있는 인물들 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처음으로 등장하는 양녕대군은 그가 왜 삐뚫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 해요.


"아버지가 나쁜 남자라면 나도 나쁜 남자가 되어야 했다.

아버지는 왕실의 기반을 단단히 하기 위해 후궁을 들인다는 변명을 했다.

나도 마찬가지로 여색을 탐해 아이를 많이 낳으면 아버지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다.

그렇게 나는 삐뚤어지기로 결심했다." -31쪽- 

아버지가 왕이 될 수 있게 도왔던 외가친척들을 하나씩 죽인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던 양녕대군은 왕위의 무게를 버거워해요. 혼란과 갈등, 모략과 음모, 피를 봐야 끝나는 다툼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을 뿐만 아니라 왕위나 권력에도 관심이 없었기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벗어나려 했던 거에요. 목숨을 걸고 폐세자가 되려 발악하는 양녕대군의 모습이 안타깝기까지 하더라고요.


이렇듯 1인칭의 시점으로 쓰여진 이야기가 끝이 나면 실제 역사에 기록된 내용들이 요약된 내용들을 읽어볼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가계도와 다양한 사진들 그리고 덧붙여진 설명까지 읽어볼 수 있어 더 좋더라고요. 소설적 내용들에 치중해 가볍게 지나치게 될 내용들에 무게감을 더해주더라고요.


마지막에 등장하는 봉이의 이야기는 철종의 유배시절 그와 사랑에 빠졌던 천민의 이야기 였어요.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 조차 알지 못했던 봉이라는 인물이 이 소설을 통해 다시 탄생된듯 하더라고요. 알 수 없기에 다양한 억측같은 이야기들이 전해지기도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봉이의 이야기가 가장 그럴듯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작가님은 이 책 이후에 나쁜여자, 좋은남자, 좋은여자 편도 쓰실 계획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재미나게 역사를 알아갈 수 있다니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그 책들속엔 어떤 인물들이 될지 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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