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 희순 - 노래로, 총으로 싸운 조선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정용연.권숯돌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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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사람 의병단' 을 이끈 조선 최초의, 유일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따뜻하고 감동적인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의병장 희순

이 책을 통해 여성 의병장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름에서도 느껴지는 '안사람 의병단' 누군가의 아내이고 며느리이고 어머니였던 여성이 의병단을 만들고 활동을 했다는걸 이제서야 알게된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어요. 그분들 덕분에 이렇게 편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데, 그분들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거잖아요. 이제라도 알게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여전히 역사속에 묻혀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분들이 많을거란 생각에 한편으론 씁슬하더라고요. 


이 책은 1961년 서울 청계천의 그림으로 시작되요. 다 쓰러져 가는 집안에서 형제는 아니지만 함께 살아가는 형과 동생이 등장해요. 폐품을 주워 끼니를 해결하는듯한 어린 두 소년이 부자동네로 폐품을 주으러 가요. 자신이 살고있는 곳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대궐같은 집의 모습을 보며 감탄하는 동생이 말을 해요. (동생) "와 이런 집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사는 걸까? (형) "적어도 독립운동가 후손은 아니겠지." 이 대사에 저도모르게 가슴이 찡 하더라고요. 


부자동네 사람들은 두 아이들을 지나치며 곁눈질을 해요. 심지어 문을 나서던 사람이 다시 집으로 들어가 버려요. 마치 못볼것을 봤다는 듯... 엄마와 함께 지나가던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물어요. 저 사람들은 왜 저런 일을 하냐고, 이에 엄마는 대답하죠. 부모 말 안 듣고 공부 안하면 저렇게 된다고. 이말을 들은 형이 스스로에게 대답을 해요. 누군 공부 안 하고 싶어 안했겠냐고.... 그리곤 신세한탄을 하듯 노래를 흥얼거려요. 할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를.... 


아직 이야기는 시작도 안했어요. '들어가며' 라는 장을 몇장 봤을 뿐 이에요. 그런데 마음 한켠이 너무 무거웠어요. 독립운동을 했던 후손들의 삶을 TV를 통해 봤던 기억이 떠올랐거든요. 쉽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었는데, 그래서 더 이 장면들이 무겁게 느껴진거 같아요. 이후 윤희순 의사의 일생이 만화를 통해 소개되요. 남편을 만나 시아버지를 모시며 살아가는 희순이 시아버지와 남편의 독립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안사람 의병단을 이끌어요. 자기 생각이 뚜렷하면서도 뒷바라지에 소흘함이 없는 정말 대단한 여인이었어요.


중국에 망명해서도 불모지를 개척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교육을 했으며, 벼농사를 몰랐던 중국인들에게 벼농사를 가르쳤어요. 시아버지와 남편이 죽은 후에도 그녀는 뜻을 굽히지 않았어요. 환인현에서 3.1운동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독립단을 조직해 무장투쟁을 이끌었어요. 자식들 역시 독립운동을 했으며, 모진 고문을 당한 장남이 먼저 숨을 거둬요. 같은 해 '일생록'을 남긴 후 그녀 역시 같은해 숨을 거둬요. 그녀의 몸은 중국에 뭍혀요. 그녀의 시신은 2012년이 되서야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게 되요.


만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기에도 너무 좋았어요. 만화라 혹여나 가볍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전 그림에서도 왠지 힘이 느껴지는 듯 했어요. 당시 상황들을~ 느낌을~ 있는 그대로 담고싶은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거든요. 대화 하나부터 흘러가는 글자들 하나까지 쉽게 넘길수가 없더라고요. 특히 책을 덮기 전 등장하는 윤희순 의사의 마지막 글은 그냥 넘길수가 없어 여러번 반복해 읽어 봤어요.


용서하거라. 죽음보다 어려운 삶을 너희에게만 떠안긴 채 혼자 떠나는 것을.

나라 잃은 백성으로 내 어찌 자식 잃은 슬픔을 혼자만 겪은 듯 유난스레 굴까마는,

이제는 정말 기력이 쇠하고 고단하여 쉬고 싶구나.


한 번도 나만을 위해 살아보지 못한 할미에게 마지막 이기심을 허락해다오.

할미가 다 마치지 못한 일기는 광복된 세상에서 너희가 채워주기 바란다.

그리고 부디 기억해다오.

좋은 옷, 기름진 음식, 푹신한 잠자리에 입히고 먹이고 누이진 못했으나

우리는 너희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는 것을.

무엇을 지키려 했냐고? 글쎄다.


때로 그것은 누군가에겐 가족이었고 누군가에겐 이름이었고

목숨이었고 땅이었고 하늘이었고 자존이었고 독립이었을 테지.


그러나 그 대답은 좀 미뤄두기로 하자.

우리가 그토록 처절히 지키려 한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지는

훗날 너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지 않겠느냐?

너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말이다.

(411쪽~414쪽)

나라를 위해 한목숨 기꺼이 바친 독립군의 후손들에게 우리나라는 언제쯤 제대로 된 대우를 해 줄까요. 더이상 그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독립군들의 후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았으면 좋겠어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가슴 아픈 역사가 잊혀지지 않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독립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대대손손 기억하길 기도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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