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도 -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
김영권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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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페이지 없는 역사


선감도

이 책이 아니었다면 평생 몰르고 살았을거에요. 일제 강점기에 지어져 재활 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8세 ~ 20세 이하의 청소년들을 감금하고 노동력을 착취했던 곳이 있었다고 하네요. '선감학원' 이라 불리던 이곳은 항일운동을 하는 학생들을 통제하거나 독립군의 자손들을 수감하기 위한 시설이었다고 해요. 어린이 강제수용소였던 선감원은 해방 후에도 문을 닫지 않은 채 운영이 됐다고 해요. 전쟁고아들을 감화한다는 명목하에 아동들을 짓밟고, 감금하고, 성폭행을 하는 등 무자비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졌다고 애요. 선감원은 1980년대까지 남아 아이들을 고문하고 강제노역을 시키는 등 일제 강점기때와 똑같은 인권 유린 행위가 자행되었다고 해요.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기에 더욱 끔찍하게 느껴졌어요.


주인공 윤용운은 자신의 나이가 12살인지 13살인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소년이에요. 용운이 8살일 무렵 먹고 살기 힘들었던 엄마는 용운을 고아원에 맡기려하지만 넘쳐나는 전쟁고아들로 인해 고아원엔 자리가 없었고, 결국 서울역 한켠에 용운만 남겨둔 채 사라져요. 어린 용운은 엄마가 돌아올거라 믿으며 기다리지만 엄마는 돌아오지 않아요. 그제서야 용운은 엄마를 찾기 위해 서울역을 나서요. 하지만 자신이 살던 동네이름도 지역도 알지 못하는 용운은 엄마를 찾지 못한 채 몇날 몇일을 돌아다닐 뿐 이었어요. 그러다 한 거지 노인을 만나게 되고 용운은 잠시 노인곁에 머물러요.


거지생활을 하던 용운은 선감도에 가면 잘 먹고 잘 살수 있다는 말에 속아 선감학원에 들어오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지만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피에로 순식을 만나게 되요. 선감학원에 들어온 첫날 호된 신고식을 치룬 후 용운은 그곳에서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요. 하지만 시시때때로 들어오는 주먹과 끊임없이 느껴지는 배고픔에 힘들어해요.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하루 하루 버텨나가던 용운은 이곳을 꼭 탈출 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아요. 여러번의 탈출 시도는 매번 실패로 돌아갔고, 그때마다 겪게되는 어린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이 아니었어요. 선감학원의 관찰대상 1호가 되버린 용운은 다행히도 포기하고 그 삶에 적응하려 하지 않고, 자신을 다독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요.


어린 청소년들에게 일어나서는 안될 일들이 벌어졌던 곳. 배고픔과 시도때도 없이 가해지는 폭력과 엉망인 위생상태. 누구하나 개죽음을 당해 야산에 버려져도 말한마디 할 수 없는 끔찍한 곳.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있었지만 저처럼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을거에요. 왜 이제서야 이 일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는 걸까요. 당시 끔찍한 일을 당했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나라의 희망이라 말하는 어린이들에게 이다지도 끔찍한 일들을 벌였을까요. 도대체 그곳에선 어떤일들이 벌어졌으며, 얼마나 많은 어린 생명들이 죽어나갔을까요. 그 어린 생명들은 선감학원에서 맞이하는 아침이 끝나길 얼마나 고대했을까요.


마지막 장을 덮었지만 머릿속에선 이야기가 끝이나질 않네요. 안타깝고 슬픈 감정이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있을거 같아요. '그것이 알고싶다' 라는 방송을 통해 선감학원의 진실을 본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책을 꼭 읽어보라 권해주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라가 숨기려고만 했던 이 진실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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