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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레터
이와이 슌지 지음, 문승준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7월
평점 :
잘못 전해진 편지가 불러온 가슴 시린 첫사랑의 기억
「라스트 레터」
남들이 말하는 변변한 직장을 갖지 않은 채 알바를 하며 살아가는 소설가 오토사카 교시로. '미사키' 라는 단 한권의 소설책을 낸 이후 이렇다할 책을 내지 못하고 있는 유명하지 않은 작가예요. 그가 소설가가 되려 했던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이 좋아했던 소녀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어요. 학창시절 졸업식 답사를 부탁받아 쓴 교시로의 원고를 읽던 그 소녀가 무심히 내 뱉은 '소설가 해도 되겠는걸.' 이란 말에 그는 여태 소설가를 계속하고 있는 거였어요. 그 소녀의 이름은 도노 미사키에요.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교시로는 어느날 동창회 초대장을 받게되요. 다시 그녀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동창회에 가게된 교시로는 미사키의 등장에 가슴 설레 해요. 하지만 미사키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여자는 미사키가 아닌 미사키의 여동생인 유리였어요. 주변 친구들은 유리를 보며 미사키가 아닌걸 알지 못하지만 교시로는 한눈에 그녀를 알아 볼 수 있었어요. 자신이 좋아했던 미사키가 아닌 자신을 좋아했던 유리라는 걸.
몰래 동창회를 빠져나와 유리와 다시 재회 하는 순간 교시로는 유리가 자신이 유리임을 밝힐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신이 미사키인척 하죠. 혹시나 유리를 통해 미사키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리와 전화번호를 주고 받은 후 교시로는 고민해보지만 유리를 이해할 순 없었어요. 그날 교시로는 유리가 남긴 번호에 문자를 남겨요.
"아직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62쪽)
이후 미사키인척 하는 유리에게 답장을 쓸 수 없는 편지들이 도착해요. 매번 마지막 편지라며 편지를 보내지만 그 편지는 끝이 나질 않아요. 한편 유리는 자신의 핸드폰을 본 남편과 다툼 이후 남편과 다투게 되고, 결과적으로 유리의 핸드폰은 박살이 나버려요.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없어 그녀가 쓰기 시작한 손편지. 본인의 주소는 적지 않은 채 신세한탄을 늘어놓는듯한 편지를 써서 교시로에게 보내요. 유리의 주소가 적혀있지 않아 교시로는 미사키가 살았던 예전 주소로 편지를 쓰게되고, 이 편지는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에게 전해지게되요.
이 책엔 예쁘고, 따뜻하고, 가슴아픈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애틋한 어린시절의 사랑을 성인이 되서도 잊지 못하는 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 삼각관계처럼 얽힌 듯 보이지만 그의 순수한 사랑은 한 방향만을 바라보고 있어요. 순수한 남자를 바라보기만 했던 여동생 유리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불행하거나 엄청 아픈 사랑을 했던건 아니었어요. 유리의 사랑 역시 예뻤거든요. 꼭 한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