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제임스 리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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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성매매업소 두건의 화재사고를 다룬 실화소설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평범했던 가난한 어린 소녀가 동네 좋아하는 남자와 하루를 보냈어요. 이후 남자는 마을을 떠났고 소녀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요. 점점 불러오는 배를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압박하는 소녀. 하지만 결국 뱃속의 아이는 바깥 세상에 나가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소녀는 홀로 산으로 올라가 아기를 낳게되요. 뱃속이 답답했던건지 태어난 아기는 울음을 토해내지 않았고, 소녀는 아이를 땅에 묻은 후 집으로 돌아와요. 그리곤 조용히 집을 떠나요. 그 소녀가 바로 주인공 소희에요.


티켓다방부터 시작한 그녀는 현재는 군산 개복동에 위치한 성매매업소에서 살아요. 살아간다는 표현보다는 갖혀있다는 표현이 맞는 그런 삶이에요. 그런데 어느날 근처 성매매업소에서 불이났고 5명이 죽게되요. 불이난 성매매업소의 구조는 소희가 머물고 있는 성매매업소와 다를게 없는 곳이었어요. 아가씨들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 자신들도 언제 그런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하지만 여전히 들어오는 손님을 받아야 하고, 즐겁지 않아도 웃어야 하고, 들어가지 않는 술을 마셔야 하는 똑같은 일상이 시작되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소희. 다행히도 가족들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소희를 찾아 다녀요. 하지만 소희는 잠시 개복동을 떠나 다른 곳으로 도망친 사이 가족들이 개복동에 다녀가요. 혼자힘으로 평범하게 살아가고자 노력하지만 소희를 곱게 보는 시선은 많지 않아요. 일하던 식당 사장님 역시 소희를 흘끗 거려요. 결국 소희는 억울하게 식당에서 쫓겨나고, 자신이 도망쳐 왔던 개복동으로 다시 들어가요. 도망쳤던 댓가는 모진 매질과 험한 욕설이었지만 소희는 또다시 하루하루를 버텨내요.


여자로 살아가기에 점점 더 무서운 세상이 되어가는거 같아요. 또래 남자아이들로부터 집단으로 성폭행을 당하는 세상. 여자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불안감... 돈만 있으면 다 된다는 생각으로 성을 사고 파는 사람들... 그런 여성들의 피를 빨아먹으며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책을 덮은 후에도 씁쓸함과 무게감을 쉽게 털어낼 수 없었던 여운이 강한 책. 책이 두껍지 않아서 부담감은 없지만 내용의 무게가 너무 무겁네요. 그래도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 조심스럽게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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