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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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아래에서 시작되는 청춘과 사랑 이야기 ······ 라고 생각했는데?"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하숙집을 떠올리면 전 응답하라 시리즈가 떠올라요. 북적북적한 하숙집에 모여 살았던 당시의 정이 넘치는 하숙집의 그리운 풍경이 잘 담긴 드라마였거든요. 그래서인지 이 책에 '마와타장 하숙집' 이라는 단어를 보며 정이 넘치고 따뜻한 옛날 우리네 하숙집이 떠올랐어요.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마와타장 하숙집은 주인도 독특(?) 할 뿐만 아니라 하숙생들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그런 사람들이었어요. 너무다른 사람들이 모여 한집에 산다는게 상상이 가진 않았지만 그만큼 재미있으면서도 살짝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했어요.


'마와타장 하숙집' 엔 이제막 대학생이 된 야마토 요스케, 같은 성을 사랑하는 야마오카 쓰바키, 예의 바르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구지라이 고하루, 그리고 하숙집을 운영하는 와타누키 치즈루와 그의 내연의 남편이라 소개되는 마지마세우 라는 화가가 함께 살아요. 이들의 이야기가 여섯편의 이야기에 담겨 있어요. 각자의 사연이 참 기구하기도 하고 때론 충격적이기도 했어요. 물론 요스케 처럼 평범해 보이는 인물의 이야기도 있고요.


가장 평범한(?) 야마토 요스케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요. 됴쿄에 있는 제1지망 대학에 붙으면 사귀자는 말에 고백받은 그녀는 단칼에 거절해요. 그리고 몇달 후 요스케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게 되고 부모님의 뜻에 따라 하숙집에 가게되요. 하숙집에서 가장 먼저 마주친 하세가와 야에코. 귀염성 있는 예쁜 얼굴에 호감을 보이지만 야에코는 하숙집에 머물고 있는 스바키와 연인사이였어요. 성별이 같은 두 여자의 사랑. 평범하다고 볼 순 없지만 나름 예쁜 사랑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물론 하숙집 사람들은 이 사실을 다 알고 있어요. 그녀들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자신의 사랑에 당당해 보이는 야에코와 달리 쓰바키는 초반에 당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줘요. 야에코가 이를 이해해주곤 하지만 그녀의 서운함이 느껴져요. 


통통한 자신의 외모가 컴플렉스인 구지라이 고하루는 배려심이 많아요. 그녀의 주변엔 그녀를 늘 바라보는 고베선배가 있어요. 하지만 그녀는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가장 편한 선배라 생각하며 따라요. 자신을 좋아하는 고베선배를 앞에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다는 말을 할 만큼 편한 관계라 생각한거죠. 다행히도 고베 선배라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앞세워 밀어부치는 성격이 아니라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요.


순수함이 묻어있는 요스케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그가 좋아하는 에마선배는 너무 제멋대로더라고요. 더군다나 이미 결혼한 선배와 불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그를 자극하기 위해 요스케를 이용하기도 해요. 너무 예쁜 외모와는 달리 이기적인 그녀에게 요스케가 휘둘리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스케는 그녀를 좋아해요.


하숙집의 주인인 치즈루의 사랑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사랑이었어요. 어린시절 자신을 범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게 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더라고요. 그녀를 범한 사람이 마지마 세우인데 그와 함께 살아가는 것 역시 이해가 되질 않았어요. 다가오려는 그녀와 철저하게 거리를 두는 세우는 그녀에게 다가가지도 그렇다고 밀어내지도 않는 묘한 거리를 두고 있었어요. 책에 등장하는 관계중 가장 이해하기 힘든 관계였어요.


남들과는 조금 다른 그들의 삶이 40대를 넘어서는 저에겐 너무도 낯선것들 이었어요. 어느것이 정답이다 정해진 것이 없기에 자신들의 생각대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갈 거에요. 고정관념으로 머리가 굳어버린 전 낯선 그들의 삶을 응원해줄 순 없겠지만 그들에게 닥칠 시련이 조금은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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