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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한중록 (패브릭 양장) - 1795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ㅣ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혜경궁 홍씨 지음, 박병성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평점 :
무너져 내리는 남편을 봐야했던 혜경궁 홍씨의 한과 설움의 기록!
「한중록」
영조의 며느리이자 사도세자의 아내이며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가 한갑이 되던 해부터 지난 세월을 기록하기 시작한 회고록 이에요. 이 책은 역사에 남길 순 없지만 궁중에서 벌어진 비밀스러운 일들에 대한 뒷 이야기를 밝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해요. 시아버지와 남편사이의 불화, 아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궁궐속에서 살아간 한 여인의 삶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어요. 여인의 글이라 그런지 온화하고 부드러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때론 한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했던 책이에요.
가난한 선비의 자식인 한 소녀의 단자가 선택고 모든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궁궐에 들어가게 되요. 그 소녀가 바로 혜경궁 홍씨에요. 사도세자의 부인이며 남편의 비극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던 혜경궁 홍씨는 남편의 죽음의 원인을 아버지의 잘못된 교육방식에 의한 것이라 말하고 있어요. 곁에 두지 않고 방치되다 싶이 커온 자식을 사람들앞에서 조롱하고 깍아 내리는 것은 물론 좋은것 보다는 좋지 못한 광경들만 보여주어 두려움만 커지게 했다는거죠. 먹지 않은 술을 먹었다 하고, 내지 않은 불을 냈다 하니 이보다 더 답답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 결국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은 날로 커져갔고, 우물에 자신의 몸을 던지려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죠. 나중엔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사람을 죽이는 일도 서슴치 않게 되는데, 가정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있게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왕이될 인물이었음에도 어린시절부터 철저하게 방치된 사도세자. 일부러 트집을 잡고, 일부러 남들앞에서 깍아 내렸다는 느낌이 강하게드는 드 부자사이... 왜그랬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에요. 아무래도 역사에 대해 좀더 깊이있게 알았더라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이해가 되질 않더라고요.
모년의 일은 내가 차마 기록할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니 주상(순조)이 자손으로서 그때의 일을 모르는 것이 망극하고
또한 옳고 그름을 분별치 못하실까 민망하여 마지못해 이럭게 기록한다. (207쪽)
변해버린 사도세자를 뼛속까지 미워했던 영조는 결국 자신의 아들을 뒤주에 가두고, 그 아들은 세상을 떠나게 되요.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을 죽인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지만 혜경궁 홍씨는 원망하는 마음 가득 하면서도 그 마음을 선뜻 내보이진 않더라고요. 오히려 자신으로 인해 집안이 망한거라며 써논 글들이 더 애달프게 느껴졌어요.
정조가 승하한 직후부터 어린 왕 순조에게 보여주기 위해 썼으며 정치적 색채가 짙은 작품이라 하겠다. (작품해설 中)
어려운 책임이 분명한데 참 잘 읽히는 책 이었어요. 같은 내용이 자주 반복되기도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요 오히려 더 기억에 남았어요. 평소라면 손도 안댔을 책인데 방송의 힘이 참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워낙 재미나게 설명해주신 설민석 선생님의 설명 덕분에 이 책에 대한 부담감도 없이 참 즐겁게 독서를 한거 같아요. 학창시절 접했던 역사라는 과목은 부담스럽고 외울것 투성이인 재미없는 과목이었는데, 이렇듯 좋은 책들 덕분에 예전보다 조금은 친근해질 수 있는거 같아요. 꼭 한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