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억을 보라 - 비통한 시대에 살아남은 자,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
엘리 위젤.아리엘 버거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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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우리 모두 목격자가 될 수 있다."


나의 기억을 보라

어린시절 기억에 남는 책 중 하나가 안네의 일기에요. 책을 좋아하지 않던 그 시절 왜 안내의 일기에 빠졌던건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책을 읽으며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안네의 일기에 푹 빠진 전 안네를 따라 하겠다며 일기장에 이름도 지어주고, 매일 있었던 일들을 대화형식으로 기록하기도 했었어요. 너무 어렸기에 안네의 모든 상황들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적어도 안네가 무척 힘든 시간을 강하게 잘 버텨냈구나 라느 생각을 했었던거 같아요. 성인이 되기까지 안네의 일기를 여러차례 다시 읽었어요. 읽을때마다 전해지는 감동은 오~래 기억에 남았고 여전히 책장엔 안네의 일기가 자리잡고 있어요. 이후 읽게 된 한 소년의 이야기가 담긴 '나무 상자 위의 소년' 은 또 다른 감동을 전해 주었어요. 안네의 일기를 통해 홀로코스트라는 걸 알게 됐고 이후 관련된 책들을 가끔 찾아 읽었어요.


이 책은 다른 방법으로 당시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책이에요. 그의 나이 15세가 되던 해 5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이 된 엘리 위젤, 그는 가스실에서 극적으로 살아나지만 가족 모두를 잃게 되고 프랑스의 한 고아원에 보내져요. 홀로남은 엘리 위젤은 좌절과 포기라는 단어 대신 공부를 선택해요. 덕분에 그는 기자, 교수, 작가, 인권운동가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지게 됐고 198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죠. 이 책은 엘리 위젤이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강의 내용들을 주로 담고 있는 책이에요. 그의 조교로 활동했던 아리엘 버거가 쓴 자신의 기억속 엘리 위젤을 기리는 책이라 보면 맞을듯 해요.


아리엘 버거는 어린시절 어머니의 재혼자 소개로 엘리 위젤을 소개받게 되죠. 이후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요. 그가 쓴 책들을 찾아 읽으며 자신이 고민했던 것들에 대한 답을 찾아갔던 아리엘 버거는 대학진학을 고민하던 당시 엘리 위젤이 교수로 있는 대학을 선택해요. 그리고 2학년이 되어서야 그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죠. 그의 수업 속 있는 듯 없는 듯 한 그에게 엘리 위젤 교수는 조교 자리를 제안하지만 아리엘 버거는 이스라엘 행을 예정에 두고 있었기에 고민을 해요. 결국 예정대로 자신이 선택한 곳을 향하는 아리엘 버거. 떠나면서도 아쉬움을 교수님께 글로 전해요. 선생님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엘리 위젤 교수는 기다리겠다 말을 하고, 겉치레 말이라 생각하면서도 내심 기대감이 있었던 아리엘 버거는 몇 해 후 교수님의 진심을 알게 되죠. 2003년 아리엘 버거는 정식으로 엘리 위젤의 조교가 됐어요.


이 책을 읽기 전 당연히 이 책엔 홀로코스트의 경험담이 가득할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책에선 그런 내용들 보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써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교수님의 강의가 한가득 담겨 있었어요. 마치 대화를 하듯 토론의 형태로 진행되는 그의 강의를 읽다보니 저 자신도 마치 강의를 듣고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마치 다른 종류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이란 책을 읽고 있는 듯 느껴졌어요. 기억에 남는 내용도 많고, 감동적인 내용도 있고, 읽을 거리들과 생각의 꺼리가 넘쳐나는 책이었어요. 누군가 지금 당장 읽어볼 괜찮은 책 한권 추천해 달라 말을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을만큼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이 책을 소개하는 저의 글솜씨가 좋지 못해 저의 지금 감정들을 모두 글에 담지 못한다는게 아쉬울만큼 인상적인 책이었어요. 추천! 또 추천! 꼭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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