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989년 8월 22일 요리코가죽었다.


요리코를 위해

'1989년 8월 22일 요리코가 죽었다.' 이 책이 시작되는 문장이기도 하면서, 외동딸을 잃은 아버지의 수기가 시작되는 문장이기도 해요. 딸을 잃은 아버지 (니시무라 유지) 는 딸을 죽인 범인을 찾아 자신의 손으로 죽이겠다는 계획을 세워요. 물론 이 모든 내용은 자신의 수기속에 꼼꼼히 기록해두죠. 이제 겨우 열일곱!  외동딸이 시체가 되어 돌아왔고, 경찰은 얼마전 있었던 비슷한 성범죄와 연결시켜 말을 하지만 유지는 이 말을 믿지 않아요. 왠지모르게 경찰이 자신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 유지. 다음날 문득 딸 아이의 유품을 정리하겠다 생각한 유지는 요리코의 방을 정리하고 그곳에서 딸 아이가 산부인과에 다녔던 흔적을 발견하게 되요. 임신 4개월. 생각지도 못한 정보를 얻게된 유지는 경찰에게 이를 확인하고, 그제서야 그 사실을 털어놔요. 경찰은 피해자의 명예를 위해 이를 알리지 않았다 말을 하지만 아무래도 다른 속사정이 있는 듯 해요. 결국 유지는 경찰도 믿지 못하겠다며 딸 아이의 행적을 쫓기 시작해요.


딸 아이의 행적을 쫓기 시작하면서 하나씩 드러나는 사실들. 결국 유지가 알아낸 건 요리코의 작년 담임이었던 히이라기 노부유키가 딸 아이가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라는 것! 경찰도 믿지 못한 상황 유지는 스스로 딸 아이의 복수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수기의 마지막 페이지엔 자신이 노부유키를 어떻게 죽였는지 왜 죽였는지에 대해 기록해둬요. 남겨진 부인에 대한 미안함과 딸 아이를 따라 가겠다는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가 한가득 느껴지죠. 이 수기는 자살을 시도한 유지의 곁에서 발견이 되요. 하지만 딸 아이를 따라 가겠다던 유지는 그러지 못했어요. 부인인 우미에의 간병인인 모리무라씨에 의해 발견이 됐거든요.


죽지 못한 채 혼수상태에 빠진 유지. 그리고 발견된 그의 수기. 이 수기에서 딸 아이를 죽였다 지목되고 있는 노부유키가 다녔던 학원인 사이메이 여학원. 여학원의 이사장은 이 사실을 뒤집기 위해 추리소설 작가이자 대중들에게 알려진 탐정 리낱로에게 일을 의뢰해요.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의미보다는 학원에 영향이 끼치지 않게 시선을 돌려달라는 느낌이 강한 의뢰였어요. 그런데 뜻밖에도 린타로라는 인물은 누군가의 사주보다는 진실을 찾는데 더 집중하는 인물이었어요. 처음엔 못이기는 척 받아들였던 의뢰지만 유지의 수기를 읽으며 린타로는 이내 마음을 바꾼거죠.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수기 속 오류를 찾아냈거든요. 책이 시작되면서 읽었던 수기이지만 전혀 이상한 점을 알 수 없었어요. 린타로가 찾아낸 오류라는게 저와같은 평범한 사람의 눈엔 잘 보이지 않는건가 하는 생각에 다시한번 읽어보지만 역시나 전 그냥 아내와 딸을 너무 사랑하는 아버지의 절절한 사랑이 가득 담긴 일기로밖엔 보이질 않더라고요.


한장 한장 책장이 넘어가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졌어요. 반전, 그리고 또 반전. 정말 와~ 라는 감탄사만 연신 내뱉었네요. 사이사이 느껴지는 소름끼침은 덤이에요. 전제조건이 처음부터 잘못된거였어요. 그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책이 끝나버렸죠. 제가 이 책을 읽으며 알아낸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책을 덮은 후에도 요리코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함이 남아있더라고요. 왜? 라는 생각이 오래남아 있었어요. 아무래도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상황들을 이해하려면 좀더 많은 추리소설을 읽어봐야 할 듯 싶어요. 작가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며 좀더 폭 넓은 경험을(?) 쌓아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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