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 심은영 장편소설
심은영 지음 / 창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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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학교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들과 놀라운 결말!


달팽이

책을 선택할때 책 커버를 통해 이 책이 어떤 이야기일지를 상상해보곤 해요.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을 봐도, 책 커버를 봐도 어떤 이야기일지 전혀 상상이 가지 않았어요. 그저 "학교가 너무 무서워요!" 라는 한줄의 문장을 통해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구나 라는걸 예상했을 뿐 이에요. 아이들이 친구들을 만나고 하루종일 보내야 하는 학교라는 공간이 왜 무서울까 라는 생각을 하며 넘긴 책속 이야기는 소설로만 받아들이기엔 조금 불편한 감이 있었어요. 작가가 끔찍한 한해를 보냈던 자신의 경험담을 일기처럼 적었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아.. 이런일이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구나. 내 아이들이 나와 보내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거부감이 느껴졌던거 같아요. 저도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학부형 이니깐요. 그래서 제 스스로 제 마음을 토닥이며 책을 읽었어요. 설마설마 하면서요.


2018년 현재. 33살 서연호는 아빠를 살해한 그해 실종됐어요. 연호의 동생인 연우는 학교 선생님 이구요. 그런데 평범한 선생님 이라고 하기엔 가족사가 너무 비참했어요. 2017년 당시 19살이었던 여동생은 심각한 어린시절 아주 끔찍한 성폭행을 당했어요. 더군다나 무통각증을 앓고 있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동생은 죽기 직전까지 병원 신세를 져야 했구요. 그 뒷바라지는 홀로남겨진 연우의 몫 이었고, 끌어 쓸 수 있는 최대한의 돈을 끌어쓰며 동생을 돌봤지만 결국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했어요. 마미라 불렀던 엄마는 아이들을 남겨둔채 다른 남자를 따라 떠나버렸고, 아이들을 홀로 키우던 아빠마저 살해를 당해 연우는 결국 세상에 홀로 남겨졌어요.


법무부 경찰국장이었던 아빠는 세아이를 홀로 키우는 모범적인 아버지로 세상에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어요. 어린아들을 폭행함에 거침이 없었고요, 자신의 성욕을 풀기위해 딸 아이에게 손대는 일도 서슴치 않았어요. 아버지의 더 끔찍한 범행을 알게된 연호는 결국 아버지를 살해했고, 세상엔 실종이라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도피생활을 시작한 거였어요. 14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세 남매와 가족처럼 지냈던 연호의 친구 민수는 실종된 연호를 찾겠다며 경찰이 됐어요. 민수가 어린시절 친구들로부터 심한 괴롭힘을 당할때 연호가 손을 내밀어 줬고 그렇게 가족처럼 지냈었거든요. 성인이 되고 연락이 끊겼던 연우라는 이름을 듣게된건 뜻밖의 사건 때문 이었어요. 좋은 선생님은 아니어도 옳은 교사가 되고싶다고 했던 연우는 선생님이 되어 있었고, 조금 변해 있었어요. 민수가 우연히 연호의 흔적을 찾게되고, 연우에게 이를 알리지만 연우의 반응은 생각보다 냉랭했어요. 이후 사건들은 계속 일어나고 그 사건 속에서 연우라는 이름이 관련됐다고 할때마다 민수는 갈등을 하게 되요. 결국 자신의 파트너인 중빈은 이를 알아채고 사건에서 민수를 제외 시키죠.


연우가 생활하는 학교라는 공간도 참 가관이었어요. 교감이라는 사람은 선생님을 차별하고, 자신의 힘을 이용해 수업시간을 분배해요. 학기초 자신에게 선물을 주지 않았다며 연우는 말도안되는 차별을 당했고요. 교장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외모를 꾸미거나 싫어하는 선생님들을 강제로 모이게해 회식을 즐겨해요. 연수라는 핑계로 가지 않겠다는 선생님들까지 다 끌어모으며 강압적으로 선생님들을 이끌어나가요. 그런데 이때가 연우의 동생인 지민이 마지막 수술을 받은 날 이었어요. 결국 이로인해 동생의 임종을 보지 못했는데, 교장이라는 사람은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여줘요. 술맛 떨어졌다며........ 


말로 다 설명하기엔 반전도 많고, 이야기도 소름끼쳐요. 이 책은 그저 한번 읽어 보는게 더 좋을거 같아요. 물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어보세요. 에이 설마~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거에요. 그래도 학굔데... 라는 말은 전혀 통하지 않아요. 물론 작가가 실제 경험했던 이야기와 더해진 픽션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진 알 수 없지만 사실이든 픽션이든 무섭더라고요. 혹시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라는 생각을 하게되니 그 무서움이 더 크게 느껴졌던거 같아요.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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