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
야마우치 마리코 지음, 박은희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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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약간 멍청한 여자가 더 잘 산다는 말이 진실인지도 몰라."


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

일본 소설을 좋아해 선택한 책이었다. 양장커버에 반짝이는 금빛으로 그려진 쓸쓸해 보이는 한 어린 소녀의 그림 역시 나를 사로 잡았다.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하나의 이야기가 담긴 장편 소설이 아닌 12편의 짧은 글들이 한권에 엮어진 단편소설들로 구성된 책이라 조금 아쉬웠다.


10대~20대 사이의 주인공같지 않은 그저 평범한 소녀들이 등장하는 이 책은 등장인물 만큼이나 평범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내 주변에 한명쯤은 있을만한 평범한 여자의 평범한 이야기. 익숙한 인물들이란 생각이 들어서 였는지 책을 읽는 내내 편한 마음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배경이 한국이 아닌 일본이라 지역명이나 이름들이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나의 상상을 더해 한국의 어느 한적한 시골을 떠올려 읽으니 한결 수월하게 읽혔다.


처음엔 책이 다소 난해하게 느껴져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위해 머리를 쥐어짜보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이 책에서 구지 무언가를 찾기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없음이 느껴졌다. 그냥 나와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뿐이라 생각하니 책이 더없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의 과거를 떠올려 볼 수 있었다. 특별하게 예쁘지도 않고, 잘난 것 하나 없으면서 공부역시 특출나게 잘 하지 못했던 꿈을 찾아 헤매던 학창시절. 나 역시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평범한 10~20대 시절을 보냈고,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누구보다 평범한 일상을 누리며 소소한 행복을 찾아내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그녀들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영화화 됐던 그녀의 책들과 독특한 제목의 소설들! 시간을 내서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 책들은 또 어떤 즐거움을 나에게 선사해줄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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