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삶
마르타 바탈랴 지음, 김정아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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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살고자 고군분투했던 여자의 일생

가부장제를 향한 날카로운 유머와 생생한 서사


보이지 않는 삶

무언가 됐을 수도 있는 여성이라는 말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주인공 에우리지시 구스망은 똑똑하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혼 피로연에서 남편에게 처녀가 아니라며 욕을 먹었고, 꿈을 꾸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저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갈 것을 강요당했다. 열정과 재능이 있었음에도 그녀는 모든걸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치 그녀가 해야할 일은 가족과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시간에 맞춰 내오는 것뿐인듯 매일 요리에 정성을 들였지만, 아이들도 남편도 그녀가 해준 음식에 대한 고마움은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또다시 꿈을 꾼다. 요리를 하며 자신만의 요리책을 낼 계획으로 레시피를 기록하는 그녀. 하지만 이 역시 남편으로 인해 포기하게 된다. 옷을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음에도 남편은 이를 못마땅해 하며 행패를 부린다. 그녀의 남편이 그녀에게 바라는건 그저 성욕을 해결하고, 자신에게 밥을 차려주는 것 외에 없는게 아닐까 싶다. 그녀가 하는 모든일들을 못마땅해 하는 가족들과 그의 남편들... 답답함이 가시질 않는다.


그녀의 남편보다 더 기가 막히게 느껴진건 에우리지시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보다는 비꼬아서 보기만 하는 옆집 여자 젤리아였다. 에우리지시가 노트를 사올때도, 그녀가 재봉틀로 옷을 만들는 일에 재미를 붙여 동네사람들의 옷을 만들어 줄 때에도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 이야기가 확실한듯 소문을 내며 그녀를 안스럽게 바라보았다. 젤리아로 인해 동네 여인들은 에우리지시를 모두 안스럽게 바라봤고, 그녀의 삶을 외곡시켰다.


에우리지시의 언니인 기다는 아름다운 여성이다. 그로인해 남자들의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책임감 없는 연인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고된 삶이 되어 버린다. 홀로 육아와 밥벌이를 해야 했고, 여자라며 무시하는 삶에 맞서야 했다. 포기가 빨랐던 에우리지시의 삶만큼이나 안타깝게만 보이는 기다 언니의 삶 역시 고되고 힘들었다.


에우리지시와 그녀의 언니인 기다 그리고 이웃집 여자들..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이었다. 마치 가부장적인 생각이 강했던 우리의 과거를 살았던 엄마의 삶을 엿보는 듯 느껴지기도 했다. 익숙하지 않은 브라질 작가의 책을 통해 마치 내 어머니의 어머니가 살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 듯 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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