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 1~2 세트 - 전2권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가슴 아픈 서사시


인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 1 2

난생 처음 접한 나이지리아 작가의 소설! 치고지에 오비오마의 소설은 단 두권 뿐이다. 그런데 그 두권의 소설이 모두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이런 설명글 만으로도 이 책에 호기심이 생기는 건 당연할듯~하다. 나 역시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고, 처음엔 다소 낯설게 느껴졌지만 이내 책에 빠져들 수 있었다.


1권이 시작되기 전 한장의 도표가 등장한다. 이름도 낯선 '이보 우주론'. 베추쿠, 알란디이치에, 엘루이궤 등 낯선 단어들이 등장하고 책을 읽기 시작 하면서 왜 이 도표가 이야기보다 먼저 등장 했는지 알게 되었다. 책을 읽기 위해 기본적으로 머릿속에 체계를 잡아두면 읽는데 도움이 되는 그들만의 신념과 전통이 담긴 복잡한 체계. 아마도 처음 접한 나이지리아의 신화를 토대로 한 작품 이기에 낯설게만 느껴졌던게 아닌가 싶다. 단순히 판타지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되도록 쉽고 재미나게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며 한장 한장 책을 음미해보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한 남자가 닭 두마리를 사오던 길에 다리에서 자살을 시도 하려는 한 여자를 말리며 시작된다. 여자가 물에 빠지면 이렇게 된다며 자신이 산 닭 두마리를 다리 밑으로 던진 남자. 그 장면을 함께 보며 물에 빠지지 말라 당부하며 자신의 차로 돌아가는 남자와 떠나가는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 이 장면들은 그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지 않고, '치' 라는 알 수 없는 존재를 통해 진행된다. 처음엔 그저 남자의 하인인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그 인물은 사람이 아닌 남자에게 정신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된다. 문득 도표에서 봤던 '치의 영역' 이 떠올랐고 괄호 안에 적힌 단어가 생각났다. 수호령! 남자의 수호령을 통해 전달되는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아버지가 죽고, 여동생인 은키루는 나이든 남자와 도망을 쳤다. 아버지보다 먼저 어머니를 잃은 남자에겐 가족이라곤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게 홀로 남겨진 남자는 외부와 단절되기 시작했고, 말수도 줄어들었으며, 하나뿐인 친구마저 떠나 보낸다. 홀로 남겨진 남자가 걱정된 삼촌은 함께 살자 제안하지만 이를 거절하기 위해 남자가 한 선택은 핸드폰을 두달간 꺼둔 채 생활하는 것이었다. 화가난 삼촌은 남자의 집에 찾아왔고, 남자의 모습을 본 나이든 삼촌은 남자의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자신을 위해 흐느끼는 모습에 남자는 마음이 흔들리고, 아내를 구해줄거라는 삼촌의 말을 듣게 된다. 이후 남자(이하 치논소)에게 변화가 시작된다.


치논소는 다리위의 여자를 만난지 9개월만에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이름이 은달리 오비알로르 라는 걸 알게된다. 치논소와 은달리가 서로에게 끌리게 되고 이후 결혼 이야기가 오가게 되지만 은달리의 아버지와 오빠는 치논소를 모욕하며 결혼을 반대한다. 이후 더 큰 치욕을 겪게 된 치논소는 자신의 모자란 학력 때문에 이런 일들을 겪은 것이라 생각하며 대학을 가기로 결심한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 하게된 선택이지만 이 선택은 치논소에게 고통을 주게 된다. 믿었던 친구의 사기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강간범으로 몰려 감옥에 가게된다. 4년이 흐른 후에야 누명을 벗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치논소. 홀로 남겨진 은달리가 무작정 기다리기에 4년이란 시간은 짧지 않았고, 그렇기에 치논소가 대학에 가기위해 그녀를 떠났던 그의 선택이 안타깝기만 하다.


자신의 주인을 위해 빌고 또 비는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수호령 치. 그 모습마저 안스럽게만 느껴진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치논소가 은달리와 만났던 그 순간으로 돌리고 픈 마음이 간절해 지지만 치논소의 선택은 되돌릴 수 없기에 그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오랜 여운을 남긴다. 그들의 사랑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문득 작가의 다른 책이 궁금해진다. 이 책 만큼이나 낯섬이 느껴질지 아니면 이 책과는 달리 또다른 느낌을 전해줄지 무척 기대된다. 그렇기에 이 책은 꼭 한번 읽어보라 권해주고 싶다. 독특한 매력이 있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