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쉬즈 곤
카밀라 그레베 지음, 김지선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바람 씨를 뿌린 자, 태풍을 거두리라!


애프터 쉬즈 곤

케니, 말린, 안데르스는 아기유령이 나온다는 오름베리 숲속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술을 홀짝거렸다. 그러던 중 소변이 급해진 말린은 케니와 안데르스가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어두은 곳을 향했고, 소변을 보던 중 무언가 허벅지를 간질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어두움을 밝히기 위해 주머니 속 라이터를 꺼냈고, 불을 붙이자 살짝 밝아진 주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돌 틈 뭔가 하얗고 납작한 것이 얼핏 눈에 띄어 호기심에 다가간 말린은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버섯인줄 알았던 그것은 다름아닌 검은 머리를 길게 기른 두개골이었다. 이후 8년의 세월이 흐른다.


8년 후 경찰이 된 말린. 우연인지 필연인지 자신이 최초로 발견한 오름베리 소녀 살인사건을 담당하는 팀에 합류가 된다. 그런데 같은 팀이었던 프로파일러인 한네가 기억을 잃은 채 발견되고, 한네의 파트너이자 연인이인 페테르 린드그렌은 실종이 되고 만다. 한네의 기억들은 늘 가지고 다녔던 갈색 노트에 기록되어 있을 거라 말하지만 한네가 발견되었을 당시 그녀는 노트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새하얗게 지워진 기억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의 연인인 페테르 역시.


사건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던 중 오름베리에서 또 한구의 여자 시체가 발견된다. 얼굴이 뭉개진 채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된 한 여인의 시체. 그리고 그 근처에서 한네의 신발도 함께 발견된다. 한네가 숲속에서 발견 될 당시 그녀의 곁엔 한 소년이 함께였다. 그 소년의 이름은 제이크였다. 성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있던 제이크는 죽은 엄마의 옷을 걸친 채 숲 근처를 산책중이었고, 자신의 모습이 남들의 눈에 띄어선 안되었기에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있었다. 한네가 떠난 자리에 남겨진 한네의 갈색노트를 줍게 된 제이크는 남들 몰래 한네의 노트를 읽기 시작했고,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없기에 노트를 경찰에 가져다 주지 못한 채 주변을 멤돈다. 


자신의 비밀을 숨겨야만 했던 제이크가 노트를 돌려주지 않은 채 가지고 있던 사이 경찰들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한네의 기억에 의존하지만 그녀의 기억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의 손에 한네의 노트가 전해질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계속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노트가 곧바로 전해졌다면 이 이야기는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전혀 눈길을 두지 않았던 난민 보호소의 난민들. 하지만 사건과 큰 관련이 있다는 걸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밝혀지게 된다. 반전에 반전... 마치 내가 오름베리의 춥디 추운 숲에 서있는 듯 소름이 끼친다. 책을 덮은 후에야 아~ 라는 탄식과 함께 오밀조밀하게 구성된 전체적인 내용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느껴지는 장면들이 오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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