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딸에게 - 세상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노래
김창기.양희은 지음, 키큰나무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세상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노래


엄마가 딸에게

얼마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술 한잔을 하게 됐다. 거나하게 취해 기분좋은 흥을 멈추고 싶지 않아 친구와 노래방을 향했고, 평소 좋아하는 노래들을 부르며 한껏오른 흥을 단번에 꺼트릴만한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평소 좋아했던 악동뮤지션과 양희은 선생님이 함께 불렀던 '엄마가 딸에게' 라는 노래였다. 기분이 한껏 올라 잠시 다운좀 시켜볼까라는 생각에 누른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난 한참을 서럽게 울었다. 갑작스럽게 폭풍오열을 하는 날 보며 놀란 친구는 내가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등을 토닥여 줬고, 난 묵은때를 벗겨내 듯 내 속에 담겨놨던 속상함과 서러움을 모두 털어냈다.


사춘기가 격하게 시작되며 변해버린 딸 아이와의 문제를 평소 친구들에게 말 하진 않았었다. 누워서 침뱉기라는 심정으로 속에 담아두길 반복해오며 여러날을 보냈다. 순간이 지나가면 괜찮은 듯 느껴졌던 내 생각과는 달리 내 속은 한계 수위를 넘어서기 시작했었던 듯 하다. 바늘만 살짝 대면 터져버릴 듯 팽팽해진 풍선과 같았던 속 마음이 양희은 선생님의 노래를 통해 터져버렸고, 그렇게 난 흥겨운 분위기를 깨버렸다. 아팠던 머리는 개운해졌고, 친구의 토닥임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후 이렇듯 서럽게 운 날이 없어서였을까 비온 후 날이 개듯 내 마음은 많이 가벼워져 있었다.


이 책엔 그 노래의 가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사와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림도 함께 담겨있다. 가사만 봐도 마음을 울리는 양희은 선생님의 목소리가 느껴지는 듯 했다. 1절 가사를 읽으며 난 엄마의 입장이 되어 가사를 음미했고, 2절 가사를 읽으며 난 딸의 입장이 되어 가사를 음미했다. 1절 가사를 통해 난 엄마입장이 되어 딸 아이에게 하는 내 행동들을 떠올렸고, 2절 가사를 통해 학창시절 엄마한테 했던 내 행동들을 떠올렸다. 또한 딸 아이가 지금 나에게 하는 행동들에 대한 의미도 떠올려 보았다. 어느 입장이 되어 책을 읽든 가슴을 울리는 먹먹함은 한참 지속되었다. 문득 나에게 소중한 지인들에게 양희은 선생님의 노래와 함께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을 받은 지인들은 과연 이 책을 통해 어떤 감정들을 느끼게 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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