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를 위한 시간이자 너를 위한 시간!
「시간을 파는 상점 2」
2권을 먼저 만나게 된 책이다. 1권을 먼저 읽어보면 더 좋겠지만 2권을 먼저 읽어도 큰 무리는 없었기에 책이 도착 한 후 읽기 시작했다. 온라인 카페 '시간을 파는 상점' 을 대폭 개편하고, 이현, 난주, 혜지와 함께 운영을 하기로 한 온조. 그들에게 개편후 첫 의뢰가 들어왔다. '새벽5시' 로 부터 들어온 의뢰는 부당하게 해고된 지킴이 아저씨를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파견 나온 계약직 아저씨는 며칠전 해고 통보를 받았고 학생들에게 인사를 할 시간도 주어지지 못해 작은 포스트잇에 마음을 담은 글귀를 남긴 후 학교를 떠났다는 것이었다. 어느 누구도 불이익을 받지 않으면서 아저씨를 복귀시킬 방법이 없냐는 의뢰는 시간을 파는 상점을 운영하는 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누구보다 지킴이 아저씨의 따뜻함을 잘 알고 있는 아이들은 아저씨를 도울 방법을 고민 한다. 1차 시위로 관심을 모은 다음, 해고 반대 서명을 받고, 보도 자료를 만들어 정식 기자회견을 열어 확대시켜 보기로 의견을 모은 아이들은 등교 30분전 시위를 준비한다. 약속한 시간이 되었고 온조는 가방속에서 피켓을 꺼내 든다. "해고 철회, 복직 촉구!" 시위를 함께 하기로 한 졸업생 선배들은 하얀 플래카드를 들어 자신들의 의견을 어필하기 시작한다. "지킴이아저씨의 해고 철회를 요구합니다! -돌탑 모임-"
하나 둘 재학생들이 교문을 들어서기 시작하고, 응원을 하는 친구들과 비난하는 친구들이 지나간다. 드디어 학생주임이 교문을 들어서고, 정신없이 다가와 플래카드를 거칠게 잡아당기며 학생부를 빌미로 아이들을 해산시키려 한다. 모닝똥이란 별명을 갖고있는 학생부 선생님의 행동이 어찌보면 학교를 위한 행동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같은 어른으로써 부끄럽게만 느껴진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얼마나 용기를 냈을지 그 마음을 알 수 있었기에 그 안타까움이 컸다.
학교에선 아이들에게 공부만 잘 하면 된다 가르치진 않을 텐데 이런 상황을 대하는 특정 선생님들의 반응은 왜이렇게 한결같으신건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 말을 하면서도 학생들의 인권보다 학교의 명예를 우선시 하는 태도를 보이는 일부 선생님들의 모습을 떠오른다. 다행히도 학생들을 조용히 응원하는 선생님들이 계셨고, 아이들에게 힘을 더해주려는 학부모들이 있었다. 재학생들을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졸업생들의 모습까지 더해져 훈훈함은 커져간다. 실제 한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보안관 해고 반대 시위 기사를 모티브로 쓰여진 소설이다. 이 고등학교의 경우 시위를 통해 보안관은 복직 되었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수백 명의 학교 비정규직 자리를 지켜냈다고 했다.
시간을 정말 사고 팔 수는 없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시간을 파는 상점은 이를 이용해 서로를 돕고 도움을 받으며 나름의 깨닳음을 얻고 있는 듯 하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생각보다 무게감 있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었다. 비정규직의 현실을 살짝 엿볼 수 있었고,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었다. 또한 시간의 값어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며, 인간미 넘치는 사회를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어 뜻있는 시간을 보냈다. 두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어떤 느낌들을 이야기 해 줄지 무척 기대되는 책이다. 시간을 파는 상점이 실제 존재한다면 어떤 사연을 의뢰할지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