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 반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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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 여성은 어떻게 침묵을 강요당하나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18세 한 소녀가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그녀는 신고를 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18세 소녀 마리의 말을 믿지 않았다. 처음부터 마리의 말에 믿음이 가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일반적인 성폭행 피해자의 행동 패턴과 다른 그녀의 행동과, 그녀의 덤덤한 말투 그리고 마리의 위탁모였던 두 사람의 혹시? 라는 작은 생각에서 그들의 의심은 커져만 갔다. 그녀는 두려움에 진술을 번복했고 이는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으려는 행동이라는 결론에 무게를 더해주었다. 마리는 결국 자신이 강간당하지 않았다는 말에 합의했고, 무고죄로 기소를 당했다. 마리는 또다시 상처를 입었다.


이후 여러곳에서 마리의 수법과 비슷한 강간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용의주도한 가해자는 증거를 남기지 않았고, 너무도 철저하게 자신의 흔적을 지운 채 사라졌다. 몇몇 형사의 적극적인 수사가 없었다면 연속으로 벌어진 이 강간 사건들은 각각의 하나의 사건으로 마무리가 되었을 것이고, 마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위해 강간을 당했다 주장하는 정신나간 소녀로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겨졌을 것이다.


마리에게 상처를 준 경찰도 있었지만 다행히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경찰도 있었다. 관할구역이 다른 형사들과의 공조를 통해 조각조각 나눠진 증거들을 모았고, 덕분에 마리의 사건과 유사한 사건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초반 가해자의 실수들로 인해 남겨진 증거들이 드러나면서 CCTV를 확인하며 그냥 지나쳤던 하나의 트럭이 사건이 벌어진 현장 곳곳에 나타났었음을 알게된다. 이후 사건은 빠르게 해결되기 시작하고 자동차 주인이었던 오리어리가 용의자로 등장하게 된다.


마리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딸을 둔 한 어머니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무고죄로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성폭행 사건이 벌어지지 않은게 사실이길 바랬다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말이었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과 무고죄로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두가지의 상황중 어느게 나은거라 말할 수 있는지... 최악의 상황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난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난 도저히 결정이란 걸 내릴 수 없었다. 어느것 하나 나은거라 말 할 수 없었기에... 그저 답답함만 커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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