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면서 - 부모가 모르는 십대의 속사정
김지혜 지음 / 미디어숲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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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만 내는 아이를 어떡하면 좋을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한때는 내 뱃속으로 낳은 내 자식이기에 나보다 더 아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다 생각했었다. 아이가 커갈수록 이 생각은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고, 사춘기를 지나며 아이는 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뻣어가듯 매일 놀라운 모습들을 보여주곤 했다. 큰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늦은시기에 찾아온 사춘기로 인해 더욱 방황하는 듯 보였고, 착하디 착하게만 느꼈던 딸 아이의 얼굴엔 매일 짜증이 묻어나곤 했다.


번데기에서 나비로 탈피하듯 무척 달라져버린 딸 아이의 행동들이 처음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내 그 모습들은 익숙함으로 다가왔고, 나는 아이를 좀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무작정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한권 한권 책이 끝날때마다 난 책 내용들을 실천하자며 다짐을 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욱~ 하는 성격을 버리지 못했고, 아이의 급 짜증과 냉랭함에 화를 참지 못했다. 전 뒤집듯 변덕이 심한 모습에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도 서슴치 않았다. 그리곤 후회를 했다. 조금만 참을껄..


난 여전히 나의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아이들과 큰소리가 오갈만한 상황이 생기는 건 내가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난 더 많은 정보들을 얻기위해 이런 책들을 즐겨읽곤 한다. 이 책은 17년간 학교안에서 사춘기 청소년과 함께 생활한 김지혜 선생님의 경험과 깨닳음이 한가득 담겨있는 책이었으며,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 딸아이와 이야기하는 듯 느껴질만큼 아이의 모습과 생각을 그대로 옮겨놓은듯 느껴지는 책이었다.


삶의 만족도 세계 꼴찌, 주관적 행복지수 OECD 22개국 중 20위

국가별 학업 스트레스 설문조사 결과 대한민국이 50.5%로 세계 1위

만족도는 꼴찌, 스트레스는 1위. 아이들이 느끼는 체감의 정도가 어느정도인지 알 순 없지만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성적표이다. 행복하지도 않고 스트레스도 엄청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생각하니 너무 안스럽게만 느껴진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기계처럼 살아가는 아이들의 표정속엔 우울감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고민해보자 말하는 김지혜 선생님의 말씀처럼 나 역시 그녀의 고민에 동참해 보려 한다.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아이들이 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할까? 그 어린 것들이 왜 그토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걸까? 내가 살아본 삶이기에 나와 같을거라 생각한 내 자신이 참 한심하게 느껴진다. 나때와는 다른데.. 그저 내가 살아본 삶이니 그러려니 했던 내 생각이 틀렸음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다시한번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면서 난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인지 생각해 보았다. 과연 내가 잘 하고 있었는지...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했던건지 반성해본다.


책을 읽으며 아 너희들이 이런 생각을 했구나, 엄마가 너희를 너무 엄마 편한대로만 판단했구나, 너희도 너희 나름의 고민이 있었구나.. 이제서야 아이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한 듯 느껴진다. 여전히 난 아이들에 대해 아는것보다 모르는게 많다는 걸 인정하고 나니 답답함이 조금 가시는 듯 했다. 엄마인 내가 아이들을 이해하고 적응해가는 속도보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겪는 시간이 빠르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사사건건 간섭하며 터치하려는 엄마보다 기다려줄줄 아는 엄마가 되고싶다. 아이의 느림에 화를내기 보다는 조용히 뒤에서 응원해 줄줄 아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에게 있어 아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수 있는 멋진 엄마가 되기 위해서라도 난 열심히 책을 읽고, 아이와 대화하며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발악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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