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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 10년 - Novel Engine POP
코사카 루카 지음, loundraw 그림, 최윤영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음을 앞둔 스무 살의 주인공이 남겨진 이들에게 전하는 마음 ---
「남은 인생 10년」
스무살 여름,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타카바야시 마츠리. 창백한 얼굴의 부모와는 달리 여명을 선고받은 그녀는 생기발랄해 환자로 보이지 않는다. 스무살 그녀에겐 두려울 것이 없었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그 병명은 아빠만이 알고 있었다. 마츠리의 할머니 역시 그 병으로 젊어서 죽었기에.. 오직 마츠리에게만 할머니의 병이 유전된 것이다. 오직 마츠리에게만...
첫 발작, 의식불명, 큰 수술, 계속 미러지는 퇴원날짜! 가슴에 남겨진 큰 흉터와 거칠어진 피부! 그녀는 점점 병자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을때도 생기발랄했던 마츠리지만 이년간의 병원생활은 그녀에게 병에찌든 모습만을 남겨주었다. 큰 상처를 남긴 수술은 마츠리의 병을 치료하지 못했다. 치료란 치료는 다 받았지만 마츠리의 병은 완치되지 못했다. 그저 안정되어 자택 치료를 할 수 있게 됐을뿐.. 마츠리에게 남은 삶은 이제 8년... 죽을 준비는 되었다. 이젠 남은 날을 최선을 다해 살아보는 것 뿐.
퇴원 후 사나에와 함께 처음 본 코스프레에 빠진 마츠리. 학창시절 그림을 즐겨그리며, 솜씨좋게 옷을 만들어 냈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이후 사나에의 권유로 만화를 다시 그리기 시작한 마츠리. 이벤트에 참가하며 마츠리가 그린 동인지는 퍼지기 시작하고, 세 번 정도 참가하자 금세 완판이 된다. 그렇게 1년. 시간을 참 빠르게도 흐른다.
마츠리가 그린 동인지에 관심을 보이는 한 편집자. 츠키노는 마츠리에게 그림이 많이 좋아졌다며 오리지널 만화를 그려보라 말하고, 고민하던 마츠리는 조심스럽게 오리지널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마치 데뷔라도 한듯 꿈을 꾸며 그림을 그린 마츠리,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고, 편집자는 마츠리의 만화가 시장에서는 쓸모가 없다는 말을 한다. 높게 치솟았던 기대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지고, 깨진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어버린다. 인생이 좌절뿐이란 생각에 눈물을 흘리는 마츠리...
중간중간 마츠리의 속마음인듯한 굵은 글씨의 짧은글이 등장한다. 마츠리의 마음노트인듯 하다. 즐겁고, 속상하고, 마음아프고, 좌절하고...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한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적어가는 글들을 보며 조금씩 그녀를 이해하게 되는 듯 하다. 마치 독자에게 이야기하듯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마츠리... 너무 젊은 나이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이후 마츠리의 언니가 결혼을 하고, 결혼후 처음으로 언니의 집을 향한 마츠리는 학창시절 미안함으로 기억된 친구인 신타니 미유키를 찾아간다. 계주에 나가 넘어지면서 꼴등이 되어버린 원인이 미유키의 잘못이라며 당연하게 왕따가 되버린 미유키. 절친이었던 마츠리는 미유키를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뿐 왕따를 말리지 못했다. 내가 왕따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하지만 성인이 되어 그녀를 떠올릴때면 늘 미안함만 떠올랐기에 조심스럽게 미유키를 찾아간다. 마치 얼마남지 않은 삶에 슬픈 기억을 남기고 싶지 않은 듯...
미유키와의 만남으로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을거라는 걸 알게된 마츠리는 일정을 늘려 동창회에 참석하고,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타게루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한다. 하지만 이미 타게루에겐 동거하며 결혼을 생각하는 연인이 곁에 있었고, 마츠리는 마음을 접는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한 친구가 자신에게 다가온다. 마츠리가 자신의 첫사랑이라며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카즈토. 이후 만남이 거듭될수록 카즈토에 대한 마음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바뀌고, 자신의 남은 삶이 줄어들수록 마츠리는 괴로워한다.
누군가의 연인이 되는 것 조차 고민해야하는 마츠리. 자신이 세상에서 사라진 후 남게될 연인에 대한 미안함에 카즈토를 밀어내지만 마음은 카즈토를 향하고, 카즈토를 만나며 자신이 행복함을 느끼고, 시간이 좀더 느리게 흘러가기를 바라게된다. 죽고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 마츠리... 남겨질 사람들을 떠올리며 점점 자신에게서 밀어내려 하지만 카즈토가 마츠리를 사랑하는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간다.
'내가 시한부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이런 생각조차 눈물이 나려한다. 상상하는것 조차 가슴이 이렇듯 아픈데, 현실이 되버린 마츠리의 어린 가슴은 얼마나 찢어지게 아플지 감시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카즈토와 모든걸 함께 하고 싶지만 죽음까지 함께할 순 없기에 마츠리가 하게될 선택들.. 이제 그녀에게 남은 삶은 3년뿐...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갈지... 궁금함은 책을통해 확인해보길..
사무실 한켠에서 눈물을 훔치며 책을 읽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20대 불치병 환자라는 생각에 느껴지는 불쌍함인지, 그녀의 삶이 그저 안타까워 느끼는 연민인지 구분이가질 않는다. 나의 주변 누군가가 이런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라고 상상하는 것 마져도 무섭게만 느껴진다. 소설책 이지만 부디 주인공 마츠리의 마지막이 힘겹지 않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