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한국추리문학선 7
한수옥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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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가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가?


죽이고 싶은

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책을 덮으면서도 답답함이 가시지 않았던 책이다. 결말이 맘에 들지 않는다거나 이야기가 재미 없어서가 아니라, 현실과는 동떨어지게 느껴지는 만족스러운 결말이 그저 소설속에 등장할 뿐이라는 현실감때문에 느껴지는 답답함일 것이다. 정의구현(?)을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건지, 왜 현실에서는 성폭력피해자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꼭꼭 숨어 살아가야 하는건지 생각하면 할수록 답답해질 뿐이다.


끔찍하게 가슴이 도려내진 여자 시체가 발견되고 경찰은 잔인한 살인범의 행각에 학을 띤다. 살아있을 때 도려내진 가슴, 도려내진 가슴위에 남아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박쥐모양의 목각인형. 죽은 그녀는 노래방 도우미를 하며 매춘까지 하던 여자였지만 고시원에 살며 죽어라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이유는 하나, 고아원에 두고온 딸아이의 심장병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여자가 가진거라곤 몸밖에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이었는데, 악착같이 돈을 모으던 그녀는 하루아침에 잔인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를 수사하기 위해 경찰은 고아원에 남겨진 딸 아이를 찾아가지만 아이조차 여자가 죽기 몇일 전 엄마를 기다리다 죽었다는 걸 알게되고, 이 사건을 조사하던 재용은 씁쓸하기만 하다.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여자와 마지막으로 만났던 남자였지만, 남자는 끝까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 발뺌한다. 그러던 중 또다시 가슴이 도려내진 여자 시체가 다른 지역에서 발견되고 이 사건은 연쇄살인사건이 된다. 주변 탐문 조사를 하기위해 고시원과 모텔을 찾은 재용은 우연히 모텔에서 걸어나오는 낯익은 실루엣을 보게되고 당황한 재용은 멍하니 서있다 그여자를 놓친다. 익숙한 실루엣의 주인공이 아내 은옥이라는 생각에 정신없이 전화를 걸며 집을 향하는 재용은 전화도 받지않고 집에 도착해서도 보이지 않는 부인을 찾으며 분노를 터트리려던 그 순간 화장실쪽에서 목욕을 하고 나오는 아내를 발견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지만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연쇄살인사건에서 발견된 박쥐모양의 목각인형이 낯설지 않다.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어디에서 봤던건지 떠오르지 않는 재용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또다시 양수에서 살인사건이 터졌다는 소식을 듣게된 재용은 은옥을 남겨두고 사건현장을 향한다. 현장에서 또다시 보게된 목각인형! 순간 오래된 기억이 하나 떠오르고, 은옥의 보석함에서 봤던 박쥐모양 목각인형임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재용의 오해! 평소 자신의 손길을 거부했던 이해할 수 없는 아내의 행동과 보석함에서 봤던 목각인형을 떠올리며 아내가 범인일지 모른다는 착각을 하게되고, 재용은 모든걸 버리고 아내와 함께 잠적해버린다.


그렇게 잠적한 재용은 이내 용의자로 지목되고, 소식이 끊겨버린 그를 찾기위해 공개수사가 진행된다. 은옥은 그런 재용을 벗어나 30년전 오빠를 찾기위해 재용의 곁을 벗어나고, 오빠를 찾아가던 중 남편이 자신으로 인해 용의자로 지목되었음을 알게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친정엄마의 도움을 요청한후 은옥은 잠적해버린다.


경찰에 붙잡힌 후에야 아내가 범인이 아님을 알게된 재용은 장모님을 통해 은옥에게 벌어진 30년전 끔찍한 사건에 대해 듣게되고, 은옥이 머물렀던 희망보육원 원장과 관련된 모든걸 알게된다. 은옥이 자신의 엄마를 그토록 증오했던 이유도, 재용이 은옥을 안으려 할때마다 돌처럼 굳어버리는 이유도 이해하게된다. 중학교 1학년 잠시 머물렀던 보육원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 30년이 지난 현재도 벌어지고 있고, 보육원 주변 사람들은 쉬쉬하며 모두 알고있는 그일들! 한때는 보육원 원장이었지만 국회의원이 된 최철민. 그의 유희로 인해 상처받는 어린 소녀들..


책을 읽는게 껄끄럽다. 어린 소녀를 범한 최원장은 호의호식하며 살아가고, 최원장에게 당한 어린 소녀를 또다시 범한 어린 소년들은 오히려 큰소리를 내며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한다. 그런 자식들을 살리기 위해(?) 나서는 그 소년들의 부모 또한 상처받은 어린 소녀는 안중에도 없다. 트라우마로 인해 힘들어 했던 은옥이 찾으려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육원에 아이를 맡긴 엄마들의 가슴을 도려내 최원장에게 보내는 인물은 누구인지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순식간에 이야기가 끝이났다. 하지만 화가 날대로 나버린 내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결말보다 조금더 잔인하게 끝이났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문득 제목이 눈에 띠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웹소설로 나왔을때 내걸었던 '박쥐' 라는 제목 보다 이 제목이 더욱 잘 어울림을 알게됐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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