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일기장 꿈꾸는 문학 3
이경순 지음 / 키다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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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문학 ③


녹색 일기장

주인공 연주가 마치 내 딸 아이인듯 느껴졌다. 책을 읽는 내내 동갑내기 친구들보다 늦은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나의 큰 딸 아이의 모습들이 떠올라 마치 내 아이의 이야기인듯 책에 푹 빠져 들었다. 엄마말이 법인듯 따르는걸 당연하게 여기며 지내던 중학생 연주에게 개성뚜렷한 친구들이 생겼다. 네일아트 짱을 꿈꾸는 네짱 민지, 만화가 짱을 꿈꾸는 만짱 승미, 연예인이 되고싶은 연짱 수아. '날라리(날마다 나를 리드하라 의 줄임말) 클럽' 의 세 멤버와 친해질수록 연주는 자신의 생활에 대한 불만들이 커져가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려는 시도들을 하게된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은 늘 엄마에겐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라 느껴졌고, 연주의 생각이 강해질수록 엄마와 연주 사이는 점점 멀어져만 간다.


여름방학 가족과 함께 중국 여행을 가기로 한 연주는 비행기를 타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런데 출국 이틀 전 아빠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첫번째,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베이징이 아닌 만주 벌판의 요동이다. 두번째, 비행기가 아닌 배로 열다섯시간을 타고 가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아빠는 휴가 계획이 틀어져 함께 할 수 없어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너무 늦어 취소 조차 할 수 없게된 여행을 가게된 연주는 모든게 불만스럽지만 엄마가 자신을 위해 무언가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아빠로부터 듣게되고, 해지된 자신의 휴대폰이 다시 개통될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을 갖게 된다.


여행이 시작되고 엄마는 녹색 일기장을 딸 아이에게 건낸다. 5박6일의 여행기간동안 일기를 모두 읽고 연주의 생각을 기록해 둔다면 핸드폰을 다시 개통해 주겠다며 제안을 하고, 연주는 가벼운 마음으로 엄마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읽게 된 남의 일기장!! 일기장의 주인공의 별명은 '깡순이' 였다. 연주와 같은 또래의 깡순이는 너무 가난한 집안의 첫째딸 이었다. 동갑내기 친구의 일기장을 보며 자신의 생각들을 기록하던 연주는 점점 깡쑨이가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 되면서 모든게 불만스럽던 엄마에 대한 생각들이 점점 바뀌게 된다. 여행을 하며 연주는 엄마와 다투기도 하고, 일기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짐작하게 되면서 잔잔한 감정의 변화들을 느끼게 된다.


연주 엄마를 보며 난 어떤 엄마인지 고민도 해보고, 연주를 보며 내 딸 아이의 현재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딸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나의 발악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런 과정속에 오해도 생기고 서로 다툼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감정적으로 대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간다면 사춘기 딸 아이와도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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