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6] 염원

염원 - 꿈꿀수록 쓰라린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5월

다다시가 범인일 수 있다. 다다시가 죽었을 수 있다.

「염원」

유명한 건축 디자이너인 아버지, 교정작업을 하는 어머니, 공부를 잘하는 중3 여동생, 평범한 고등학생인 다다시. 평범한 일상을 즐기며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가족에게 큰 사건이 벌어졌다. 축구를 그만두며 방황하는 아들이 어느날 집에 들어오지 않게 된 것이다. 단순히 아들의 가출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다다시는 가출이 아닌 행방불명이 된 상태였고, 다다시의 친구인 구라하시가 사고난 자동차의 트렁크에서 시체로 발견이 된다.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다시가 가해자일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게되고 이로인해 다다시의 가족들에겐 큰 변화가 찾아온다.

다다시의 집 안엔 늘 기자들이 찾아오고, 방송사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건축 디자인 의뢰를 맡기는 전화가 걸려올지 몰라 집 전화를 받지 않을 수 없어 아버지인 가즈토는 전화를 받곤 하지만 방송관계자들은 마치 다다시가 가해자인듯 무참히 질문을 쏟아내곤 한다. 인터넷을 통해 증명되지 않은 소문들이 쏟아지고,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모르는 다다시의 가족들은 서로다른 생각을 하며 조금씩 어긋난다.

버려진 차량에서 벗어나던 두명의 학생! 하지만 연락이 되지않는 학생은 다다시까지 모두 셋!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건 없는 상태지만 다다시의 아버지인 가즈토는 자신의 직업세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다다시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이길 염원한다. 하지만 이는 다다시가 죽었다는 가정하에 할 수 있는 생각이기에 엄마인 기요미는 남편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해자여도 제발 살아 있기만을 바라는 엄마. 이 사건은 동생인 미야비에게도 자신이 준비중인 사립학교에서 자신을 거절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게 만들고, 10대만이 할 수 있는 고민들로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상황속에 겉잡을 수 없는 소문들은 다다시의 가족들에게 상처만을 안겨주고, 평범한 일상이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 되어 버린다. 문득 나라면 과연 제발 살아돌아기만을 바랄 수 있을지.. 내 아이가 가해자가 아님을 확신하며 아들을 온전히 믿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기에 난 다시 책에 빠져든다.

소름끼칠만큼 현실감이 느껴진다.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모를 다다시의 가족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인간으로써 할 수 있는 이기적인 생각들, 엄마이기에 간절한 모성까지 다양한 감정들을 느껴볼 수 있었다. 나 역시 제발 살아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다다시가 가해자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공존해 어느쪽으로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이야기가 진행되고 사건의 진실들이 드러날수록 묘한 감정들이 생겨난다. 다다시가 살아있길 바라지만 가해자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의 중간에서 어느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은 채 이야기가 끝이났다. 그 어떤 결론도 먹먹함을 지울 수 없을거라 예상했었는데, 이렇게도 답답함이 크게 느껴지는건,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