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멤버
카슨 매컬러스 지음, 채숙향 옮김 / 창심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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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미국 남부 고딕문학의 대표작가 카슨 매컬러스가 그리는 열두 살 소녀의 성장통


결혼식 멤버

한적하기 그지없는 시골마을에 살고있는 열두살 프랭키. 알래스카에 군복무중인 오빠의 결혼 소식을 듣게된다. 오빠의 결혼식을 빌미로 탈출? 가출? 을 계획한다. 누구보다 진지한 자세를 유지한 듯 하지만 누가봐도 하나에서 열까지 헛점 투성이다. 문득 내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이성에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서울상경(?) 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단순히 연예인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이를 실행에 옮기려다 엄마에게 걸려 크게 혼이 났고, 공부보다는 외모에 관심이 많아졌었던 나이였다. 아마 프랭키의 탈출 계획도 이런 나의 맘과 같은맘이 아니었을까 싶다.


가벼운 소설인 듯 하지만 전혀 가볍지 않았고, 단순히 어린 소녀의 이야기라 치부하기엔 프랭키의 생활이 녹록해 보이진 않는다. 아무것에도 속하지 못했다는 불안감, 너무 커버린 키 때문에 아이다운 보호도 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어른의 세계에도 소속되지 못한 그저 키만 큰 아이. 그래서 프랭키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길 바랬다. 세상에 쉽지 않음을 알기에 프랭키를 말려보고 싶지만 책을 읽는 독자인 난 그저 프랭키를 따라 프랭키의 흐름을 따라 정신없이 책을 넘길 수 있을 뿐이다.


열두 살 소녀의 성장통. 세월이 지나 다시 되돌아보면 큰 일들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겠지만 열두 살 당시엔 작은 사건 하나하나가 왜그렇게 크게 느껴졌던건지 모르겠다. 소설 덕분에 그저 내 과거를 떠올려보며 웃을 수 있어 좋았을 뿐. 일독을 했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부분들이 궁금해 다시한번 읽어봐야겠다. 내 아이의 일기장을 읽듯 좀더 감정을 담아 읽는다면 좀더 다른 느낌으로 책이 다가올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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