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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우도
백금남 지음 / 무한 / 2019년 4월
평점 :
'소는 잡았으나 그 본체는 보지 못했다'
「십우도」
단순히 한 시대의 백정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주인공 산우가 소를 잡기위해 촛대를 내리치고 빗맞게 되면서 소가 도망을 치게 된다. 이것으로 소가 도망친게 두번째 일인듯 하다. 산우는 도망친 소의 행적을 쫓기 시작하고 그런 상황속 과거 이야기가 등장한다.
눈이먼 남자(풍정)와 등이 굽은 곱추인 여인(도화)이 어른들의 결정에 의해 결혼을 하게되고 서로의 흠을 덮어주며 살거라 생각했던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도화는 자신의 삶을 한없이 원망하며 마을 남자들과 몸을 섞기 시작한다. 이를 참아내던 풍정은 이내 도화를 때리기 시작하고,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으며 세상을 원망하던 도화는 풍정의 매질을 견뎌낸다. 풍정은 눈이 멀어 할 수 없다 생각했던 백정이 되는 길을 선택하고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소를 잡기위한 방법들을 배우기 시작한다.
십우도에는 불교적 의미가 담겨있는 듯 하다. 기독교 서적은 몇번 접했기에 어느정도 알 수 있지만 불교적 의미가 담긴 책은 이 책이 처음인 듯 하다. 그렇기에 낯설기도 하고 때론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이야기의 시작마다 등장하는 소를 잃은 한 사람이 소를 쫓는듯한 그림과 설명이 적혀 있는데, 이 역시 다음장에 등장하는 이야기와 관련된 불교와 관련한 의미를 담고있는 듯 하다. 낯서면서도 그림에 대한 의미가 궁금하다.
문득 이 책이 영상으로 제작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금남 선생님의 소설들 중 영화로 만들어진 관상이 떠올랐고,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빠져들어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다. 그것만큼이나 이 책역시 영화로 만들어 진다면 책보다는 좀 더 쉽게 담긴 의미들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시간을 투자해 책을 읽을 수 있다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재미를 발견하게 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조금은 조급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 책을 읽기 보다는 드문 드문 책을 읽다보니 미처 그 재미를 다 느끼지 못했던 듯 하다. 앞으로 시간을 더 투자해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이 책의 진짜 재미를 제대로 느껴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