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로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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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연금술로 빚어낸 눈부신 삶의 통찰!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이름은 익히 들어 익숙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처음 접했다. 그래서인지 글을 따라가는 내 눈이 두서없이 방황하는 듯 느껴진다. 익숙하지 않은 흐름의 책이라 그런듯 하다. '의식의 흐름' 이라는 소설 기법의 개척자로 당시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작가이지만 그녀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점이 더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죽음 후 정신병을 앓던 그는 레너드와 결혼했고, 레너드의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자살로써 삶을 마감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 내내 우울감이 느껴지는 듯 했다.


이 책은 크게 창, 시간이 흐르다, 등대로 구분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머릿속에 생각난 내용들을 서술하듯 글로 옮김으로써 그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난 그녀의 의식을 따라 글을 읽는다는게 조금은 버겁게 느껴졌다. 책을 반정도 읽었을즈음 조금씩 그 흐름에 익숙해지는 듯 하지만 한번에 그녀의 책을 이해하기엔 역시나 버겁다.


램지부인과 그의 아이들 그리고 권위적인 아버지라 느껴지는 그녀의 남편. 아들 제임스에겐 다음날 등대행이 기쁨을 안겨주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다음날 날씨가 좋지 않은거라는걸 확신하듯 제임스의 기분에 찬물을 끼얹는다. 하지만 주변 분위기는 한없이 느리게 그리고 여유롭게 흐르는 듯 느껴진다. 그와중에 느껴지는 날카로움... 어디에 집중을 해야할지 당혹스럽다.


큰 사건사고와 반전으로 가득한 빠른 책들을 즐겨읽는 독자라면 이 책이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익숙해짐에 시간이 걸리기에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갈 수 있겠지만 따라가기 전 책을 덮어버리는 사람들도 있을 듯 하다. 책에는 작가의 삶이 많이 묻어나는 듯 하다. 외롭다. 슬프다. 권위적인 아버지 등 그녀가 이 작품을 쓸 당시의 감정들이 느껴지는 듯 하다.


책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책의 가장 마지막에 기록되어 있는 옮긴이의 해설을 읽어보는것도 좋을 듯 하다. 그저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그런가보다~ 하고 읽혀지던 내용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관점에서 봐야 하는지에대해 설명되어 있어 책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된다. 책을 읽으며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설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으며, 어렵게만 느껴졌던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번역하느라 고생했지만 행복했다는 박희진 교수의 말을 난 언제쯤 이해할 수 있을지. 교수가 얘기하는 고전의 신비한 매력을 언제쯤 제대로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일독후 그런 생각들을 할 수 없음은 확신할 수 있었다. 교수님이 느꼈던 고전의 매력을 나 역시 느껴보고 싶기에 몇번 더 반복해 책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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