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로 간 소신
이낙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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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가치' 에 대한 깊고 든든한 인식


달나라로 간 소신

책의 내용을 모를 땐 표지를 보고 책을 고르는 일이 많다. 이 책도 그렇게 집에 오게된 책중 하나이다. 그라데이션된듯한 색감이 유독 맘에 들어 골랐을 뿐 제목만 봤을땐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저 책 표지에 써있는 '기억과 기록이 만난 에세이' 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을 뿐...


그렇게 고른 책은 나의 책장 한켠에 한동안 잠들어 있었다. 구지 핑계를 대자면 바빴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을만큼 바쁜 하루를 보냈다는것이 아니라 작은 아이와 함께 도전하기로 한 자격증 시험준비와 이 책 외에도 책장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빠르고 가벼운 책과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의 학업에 관련된 책을 읽느라 바빴다. 정신없이 책을 읽고 정신없이 공부를 하고...


빠른 책들에 익숙해져서인지 가끔 눈에 띠는 책을 손에 잡아보기도 하지만, 이내 할일이 떠오른듯 다시 책장에 꽂아두기를 반복했다. 나로썬 지금당장 눈앞에 닥친 아이들의 입시와 관련된 책이 더 급하다 느껴졌기에 그런 책들 위주의 독서를 하곤 했다. 하지만 나를 시간이 없어서였던건지 너무 급하게 달려와서인지 나의 메말라 버린 감성에 단비같은 책이 필요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난 다시 좋아하는 에세이책들을 골라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집에온지 두달여만에 이 책을 손에 잡았다.


2007년 쓰기 시작한 글들을 다시만난 기자님! 아니 작가님! 10여년전의 글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마치 내가 과거에 썼던 일기를 보며 웃듯 그런 감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 2018년 자신의 글을 읽고 새롭게 떠오른 느낌을 덧붙여 이 책이 탄생하게 된다.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마치 작가님의 십여년 전 일기를 훔쳐보듯 느리게 느리게 읽기 시작했다. 나 역시 이 시기에 두 아이와 정신없는 날들을 보냈다. 작가님처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자상한 엄마는 아니었지만 나 역시 아이들의 작은 변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엄마였다.


책덕분에 아이들의 어릴 적 사진을 펼쳐봤다. 많은 사진이 남아있진 않지만 추억을 떠올리기엔 충분한 사진이 남아 있었다. 오히려 고학년이 된 이후 남아있는 사진이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핸드폰으로 수없이 많은 사진을 찍었으면서도 한번도 인화를 하지 않았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다니.... 허.허.허. 그래도 생각날때마다 보기엔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게 편하다며 합리화를 시켜본다.


작가님의 과거 이야기를 통해 나의 과거를 떠올려 보고, 작가님의 현재(2018년) 이야기를 통해 작년 이맘때쯤엔 뭘 했는지 생각해 봤다. 덕분에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책을 읽는 속도 또한 느려졌다. 그 느림 덕분에 마음의 여유가 생긴듯 하다. 정신없이 달려와 숨 고르기를 하듯 생각하는 시간들이 너무 좋았다. 가장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책을 꽂아두고 수시로 이 여유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동안 이 책을 찾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또다시 이 책을 펼쳤을때 오늘과는 다른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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