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책]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2월

"국가가 나의 결혼 상대를 정해준다?"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일본정부는 저출생대책으로 25세에서 35세사이의 이혼 전적과 자녀와 전과가 없는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추첨맞선결혼법을 시행하기로 한다. 본인 나이에서 플러스마이너스 5세 범위에서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진행될 이 결혼법은 맞선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2회까지 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3회까지 모두 거절할경우 테러박멸대에서 2년간 복무하게 된다. 인권침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를 반기는 사람 역시 있다. 당장 이 결혼법에 해당하는 미혼 남녀들은 각자 고민에 빠지게 된다.

아버지의 폭력을 보고자란 간호사인 요시미는 홀로 남겨진 엄마를 걱정하면서도 엄마의 곁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 여기지만 한편으론 너무도 작아보이는 홀로남겨질 엄마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나나는 남자친구가 있다. 하지만 이년을 넘게 만난 남자친구는 자신과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걸 알게된다. 엄마에게 자신과의 잠자리 이야기까지 스스럼 없이 스스럼 없이 이야기하며, 사치스럽기까지 한 그녀와 결혼을 하느니 맞선을 보겠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충격을 받게 된다. 컴퓨터 오타쿠인 다쓰히코는 여자들에게 관심이 없는 척 하지만 외로움을 느낀다. 법안이 통과되길 간절히 바라는 인물 중 하나이다. 아무도 이 법안이 통과될거라 생각하지 않는 듯 했지만 결국 법안은 가결됐다. 다음달 초가되면 해당되는 미혼 남녀들에겐 저출생대책본부에서 조사 용지를 보낼 것이다. 조사용지에 쓸 수 있는 희망조건은 딱 하나이다.

'70세 사망법안, 가결' 책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사회적 문제를 통해 조금은 허황된 방법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내용들이 무척이나 인상 깊으면서도 가능한 방법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다. 물론 반전이 있었기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 역시 저출생으로인한 인구의 불균형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1인 가구가 늘고있다. 자신의 의식주를 해결할 만큼의 능력만 있다면 구지 결혼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사회적 문제를 이렇듯 재미난 법안을 발현 시킴으로써 해결하려 하는 이번 책 역시 재미있다 느껴지면서도 씁쓸함이 느껴진다.

법안이 시행되는동안 많은 연인들이 생기고 맞선을 보게되고 출생률이 높아졌다. 하지만 결국 법안은 폐지된다. 법안은 사람들에게 결혼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많은 변화들이 생긴다. 까칠했던 나나는 자신을 배려해줬던 다쓰히코의 진심을 알게 됐고, 요시미는 엄마로부터 자유를 얻게됐다. 물론 작고 든든한 어린 아들녀석을 얻기도 했다. 생각보다 기분좋은 결말들에 씁쓸함은 이내 지워졌고, 이런 법안 역시 누군가에겐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엉뚱한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