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각 이어 붙이기 - 2018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푸르른 숲
르네 왓슨 지음, 강나은 옮김 / 씨드북(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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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그러나 단단하게 변화해 나가기로 결심한다.


내 조각 이어 붙이기

쓰레기로 버려질법한 각종 종이를 모아 붙이는 콜라주가 취미인 흑인소녀 제이드. 빈민촌에 사는 그녀는 엄마의 뜻에 따라 동네의 고등학교가 아닌 제법 괜찮지만 거리가 먼 고등학교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게 된다. 3학년이 될때까지 이렇다할 친구도 사귀지 못한 채 물에 떠있는 기름처럼 학교를 다니던 그녀는 어느날 우연히 통학 버스안에서 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리고 선생님의 권유로 가게된 여성과 여성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그녀의 멘토인 맥신과 만나게 되면서 제이드에게 작은 변화들이 시작된다.


누군가에겐 당연했던 것들이 제이드에겐 당연하지 않았고, 제이드는 그저 그 순간들을 회피할 뿐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절친이라 생각했던 샘이 어느순간 백인이라 느껴지던 그 순간에도, 자신의 멘토이자 흑인인 그녀의 주변 환경이 자신과 다름을 느꼈던 그 순간에도 제이드는 자신의 가난함을 비관할 뿐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


늘 A플러스 학점을 받았던 스페인어 수업을 담당했던 선생님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자신이 가고자 하던 캠프에 추천했을때도 식당에서 한 선생님으로부터 차별을 받았을때도 그녀는 억울했지만 받아들이는 방법 외엔 방법이 없다 생각했다. 그렇기에 맥신과의 만남이 거듭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그녀의 변화들이 더없이 반갑게 느껴졌으며, 좀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랬다.


흑인, 가난, 여자, 멘토, 엄마, 장학금, 대학. 이렇듯 조각난 그녀의 삶이 조금씩 맞춰지고 그녀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그녀에겐 큰 변화들이 시작된다. 샘과의 어긋남도 맥신과의 어긋남도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고, 날이 갈 수록 그녀는 성장했다. 그렇게 그녀에게도 희망이라는 작은 불씨가 켜졌다.


흑인 여성들의 차별이 하루이틀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내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상황들이기에 공감하기엔 다소 버겁게 느껴졌지만 책을 읽을수록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제이드를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떠올려 보면 이런 상황들은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부모가정, 장애인, 타국에서 우리나라로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들. 이들에 대한 차별 역시 흑인들이 느끼는 차별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되면서 차별이란 단어에 대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듯 했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책이었으며, 차별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 또한 들어 볼 수 있어 좋았다. 자신들이 느끼지 못한 상황들이기에 아이들 역시 크게 공감하는 모습을 볼 순 없었지만 아마도 이 책이 아이들에게 차별이라는 것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는 만들어 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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