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구두 춘맹 씨 책내음 창작 13
윤미경 지음, 장선환 그림 / 책내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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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방망이질 쳤다. 누군가가 따라 내렸다. 빨간 구두를 신었다.


빨간 구두 춘맹 씨

빨간 구두를 신은 중국 하얼빈에서 온 새엄마 춘맹씨는 가비의 새엄마이다. 마을 사람들의 눈엔 독특해 보이는 가비의 새엄마는 가비의 생각과는 달리 너무 젋고 예뻤다. 따뜻한 엄마를 기대했던 가비의 바램은 하루도 못가 물거품이 되어 버린 듯 했다. 가비는 아직 춘맹씨를 엄마라 부르지 않았다. "아줌마" 그런 아줌마는 쇼파에 파묻혀 TV만 봤고, 요리도 못하고 멸치일도 돕지 못하는 그냥 아가씨였다. 그런 모습을 은근히 무시하던 가비는 아줌마가 대학도 나왔으며 자신만의 꿈이 있는 배운여자라는 걸 알게되고, 아줌마를 새롭게 보게된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빨간 구두를 신고 꽃무늬 쫄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춘맹씨. 그런 아줌마가 가비는 못마땅할 뿐 이다.


그러던 어느날 해파리 때문에 멸치 수확에 차질이 생긴 아버지가 원양어선을 타겠다 말을 하고, 그렇게 가비와 춘맹씨 단 둘이 집안에 남겨지게 된다. 그래도 여전히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줌마와 불만가득한 가비의 사이는 가까워지기 힘들 듯 보였다. 그런데 마을에 화가가 찾아오고 가비는 화가로부터 그림을 배우게 된다. 너무 늦은시간까지 남자와 단둘이 있으면 위험하다며 막무가네로 연습실을 찾아온 춘맹씨를 본 화가아저씨는 눈빛이 달라진 듯 보였다. 하지만 춘맹씨는 가비를 나무랄 뿐 화가아저씨의 말에 동요하지 않는다.


모델을 서달라는 화가아저씨의 말에 돈을 받고 모델을 서주기로 한 춘맹씨는 화가아저씨와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가비는 그런 아줌마가 못마땅할 뿐이다. 언제부턴가 아줌마가 가비의 마음속에 조금씩 자리를 잡게된 듯 했다. 어느순간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눈을 뜨기 시작하고, 그럴수록 가비는 아줌마에게 더 못된 말로 상처를 준다. 그런데 진짜 아줌마가 사라졌다. 더욱 불안한건 화가 아저씨 역시 마을을 떠났다는 것이었다. 아니길 빌면서도 아줌마를 기다리던 가비는 몇일이 지나서 아줌마를 찾기 시작하고, 목사님을 통해 아줌마의 속마을을 아주조금 듣게된다. 늘 가비와 아빠를 위해 기도를 했던 아줌마. 그런 아줌마를 탓하며 못된말만 내뱉은 가비는 이내 자신의 잘못을 알게되고 아줌마가 자신의 마음속에 아주 많이 자리잡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가비가 언제쯤 아줌마에게 엄마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가비와 춘맹씨는 너무도 외로운 사람들이었다. 엄마 없이 아빠일을 도우며 너무 빨리 철이 들어버린 가비도, 중국에서 한국까지 시집와 낯선 환경에서 밝게 생활하려 하는 춘맹씨도 너무너무 외로운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런 모습들이 보일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팠다. 둘이 서로에게 의지 한다면 조금은 덜 외로울 수 있을텐데... 라는 마음에 안타깝기도 했다.


한국으로 시집와 아이를 낳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외국인 엄마들! 말도 서툴고, 입맛도 다르고, 환경도 다른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 애쓰며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시집왔다는 고정관념 때문인지, 배울만큼 배운(?) 그녀들임에도 무시를 당하고 때론 학대를 당하기도 한다. 그런 선입견들이 하루라도 빨리 사라져야 그녀들도 조금은 더 편하게 한국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녀들에게서 태어난 자녀들 역시 우리와 생김이 다르다는 이유에서 놀림의 대상이 되곤 하는데, 그들에게 비뚫어진 시선이 아닌 나와 같은 사람으로 바라봐 주는 시선이 필요할듯 하다.


그저 재미난 책으로만 보기엔 책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들이 많게 느껴졌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나눠볼 이야기들이 많기에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다문화 가정을 이해하는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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